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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 사태 ‘막장’...치프라스 “채권단은 약탈자”, EUㆍIMF “플랜B 준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그리스 사태가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채권단을 비난했고, 채권단은 압력수단을 강화하면서 최악의 경우에까지 대비하기 시작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5년 간의 약탈에도 불구하고 (구제금융 협상단이)추가적인 연금삭감을 요구하는 사실 뒤에는 정치적 동기가 숨어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협상이 불발된지 채 하루도 되지 않아 국제채권단에 ‘약탈’(pillaging)이란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아울러 채권단이 요구하는 연금과 노동개혁 등의 요구는 그리인의 위엄(dignity)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의 요구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셈이다.

유럽연합 등 채권단들은 그리스의 태도변화를 주문하면서도, 실질적인 압력수단 마련에 나서고 있다.

퀸터 외팅어 유럽연합(EU) 집행위원은 그리스가 에너지, 경찰력, 의약품 비용 지불에 어려움을 겪는 ‘응급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중앙은행(ECB)에서는 그리스 은행 시스템 유지를 위한 긴급유동성지원(ELA)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리스의 채무불이행(default)과 유로존 탈출(Grexit)에 대비한 ‘플랜B’도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는 비상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IMF 일각에서는 그리스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충분히 통제가능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올 정도다.

금융시장도 높아진 ‘그렉시트’의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15일(현지시간) 유럽 채권시장에서 거래량이 많은 그리스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한때 30%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채권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독일 국채 매입세는 강해졌다.

다만 최악의 경우 유로존과 IMF가 감당해야할 피해는 엄청날 전망이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ELA를 통해 ECB로부터 830억유로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 받았다. 또 IMF는 지난 5년 간 그리스에 347억유로를 지원했다. 돈을 떼이면 ECB에 돈을 낸 유럽연합 회원국과, IMF 회원국이 고스란이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아울러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출할 경우 유로존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재정이 상대적으로 약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유럽 경제권에 대한 우려도 높아질 수 있다. 실제 이날 유럽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 사태의 후폭풍을 미리 반영한 듯 스페인 국채와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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