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전 세계 여아들의 최고의 인형으로 군림해온 바비인형이 판매 부진에 시달리며 과거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비 인형을 만드는 미국의 완구업체 마텔의 2분기 매출액은 9억882만 달러(약 1조1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고 19일 보도했다.

실적 저하의 대표적 원인은 마텔의 간판 상품인 바비 인형의 판매량 하락이다.

2분기 바비 인형의 매출액은 1억3030만 달러(약 1493억원)로 역시 1년 전보다 19％ 떨어졌다.

회사 측은 달러 강세에 따른 영향이 해외 매출 감소분의 8％ 포인트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자료=barbie-movies.wikia.com

마텔은 웹사이트를 통해 바비 인형이 전 세계적으로 3초당 한 개씩 팔리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바비 인형의 판매 하락세는 상당 기간 계속돼 왔다.

ABC 뉴스에 따르면 바비 인형의 판매량은 적어도 6개 분기 연속 감소해 왔다.

새롭게 유행을 이끄는 다른 캐릭터들의 부상이 바비 인형의 자리를 빼앗아 온 것도 주요한 이유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 여야 선물 1위 자리는 엘사 등 디즈니 만화영화 ‘겨울왕국’ 인형 시리즈가 차지했다.

같은 회사 제품도 바비 인형의 자리를 위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비 인형이 마텔의 다른 상품인 ‘몬스터 하이’와 여아용 ‘레고 프렌즈’ 등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인형ㆍ완구시장에서 바비 인형의 점유율은 2009년 25％에서 2013년 19.6％로 줄어들었다.

바비 인형의 비현실적인 몸매에 대한 거부감이 인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도 있다.

바비 인형의 긴 다리와 가는 허리, 풍만한 몸매는 페미니스트들의 단골 공격대상이 돼 왔고 과학자들은 몸매 비율이 소녀들에게 날씬함에 대한 강박관념을 심어줘 거식증을 유발한다고 비판했다.

네 아이를 둔 미셸 콤즈는 ABC방송에 “바비 인형의 몸매에 대해서라면 충분히 다뤄왔다”며 “이제 바비 인형이 은퇴를 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라 왓킨스는 12살인 조카딸이 바비 인형을 좋아하지만 인형을 사주는 것은 거부한다.

그는 “조카딸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여성이라면 바비 인형을 사주지말아야 한다”며 “조카딸이 바비 인형을 완벽함의 상징이라고 여기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인 여성의 모습을 한 바비 인형은 민족과 인종과 관련한 논란을 불러 일으켜 오기도 했다.

마텔이 다양한 피부색과 얼굴 모양을 가진 ‘패셔니스타’ 시리즈를 내놓은 것이 이에 대한 비판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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