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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 끌레지오 “하나의 언어가 소멸되는 것이 어째서 비극일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국제펜(PEN)한국본부(이사장 이상문)가 주최하는 ‘세계한글작가대회’가 15일 나흘간의 일정으로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한글과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주제로 내건 이번 첫 한글작가대회는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를 비롯, 일본 언어학자 노마 히데키 등 15개국 해외작가와 국내 문인 등 400여명이 참가해 한글과 언어를 주제로 학술세미나 및 다양한 행사를 펼친다.


이번 작가대회에서 특별강연을 맡은 르 클레지오는 ’언어들의 소리‘란 주제강연에서 소수언어의 가치를 역설했다. 인도양의 작은 섬 모리셔스 출신으로 소수언어의 소멸을 경험한 그는 하나의 언어가 사라지는 게 왜 비극인지 감동적으로 제시했다.

르 클레지오는 “소수언어의 존재는 부인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 언어를 고려하고 경청하는 방법에 따라 우리는 소통과 상호관계에 기초한 새 세계를 인지할 수도 있다.“며, ” 문학을 번역함으로써, 그리고 모리셔스 뿐 아니라 볼리비아나 에쿠아도르 같은 나라에서 행해지듯이 3중 언어를 실시함으로써, 우리는 문화의 상호성에 접속할 수 있고, 그것이 결국 우리의 세계평화에 대한 오랜 숙원에 대한 단 하나의 보증서일 수 있지 않겠는가?”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는 약 4000개 언어가 쓰이고 있지만 이들은 대부분 사용하는 사람의 수가 적어서, 이미 쇠퇴의 길에 들어섰고 소멸의 벼랑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르 클레지오는 이어 하나의 언어가 소멸되는 게 왜 비극인지 특유의 시적인 언어로 설명했다.
“그 집 속에 인간의 영혼을 보편적으로 살찌게 하는 지혜와 이성과 창의력의 요소를 지니고 있고 이 복잡한 구조물의 한 부분이 소멸될 때마다 인류의 역사에, 인간의 저항하고 인내하는 능력에, 인간이 사랑하고 공통의 부를 공유하는 능력에, 구멍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상의 획일성과 동질화의 위험성을 경계하며 소수언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를 다시 한번 강조한 그는 끝으로 “확장된 소통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소수문화라고 불리우는 것을 보호해야 할 필요를 인식해야 하고 그 문화들을 공통의 교류의 장에 접근하게 해 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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