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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인간의 운동능력은 진화하고 있는가
맬컴 글래드웰의 ‘1만시간의 법칙’이 마치 정설처럼 얘기될 때 반격에 나선 이가 있었다. ‘프로퍼블리카’의 기자 데이비드 엡스타인이다.

누구든 무슨 일이든 1만 시간을 훈련하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은 그저 평균값일 뿐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가령 체스 선수의 경우 어느 기사는 3000시간을 연습하고 마스터 수준에 오른 반면, 다른 기사는 2만3000시간이나 걸렸다. 노력을 쏟는 시간의 편차가 매우 클 뿐만 아니라 두배를 투자해도 이르지 못하는 등 일반론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엡스타인은 시간과 노력보다 유전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봤다. 연습의 효과는 개인의 특성에 따라서 그리고 작업의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 자신 대학시절 육상선수로 뛰었던 엡스타인은 스포츠 선수들의 기록과 다양한 실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운동능력이 과연 진화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수치상의 기록갱신은 분명히 일어나고 있지만 이는 환경과 기술 덕이란 얘기다. 1936년 전설적인 육상선수 제시 오언스는 10.2초의 기록으로 100미터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2013년 우사인 볼트가 세운 신기록은 9.77초로 차이가 크다. 그러나 생체역학적 분석 결과를 보면 오언스의 관절 움직임은 1980년대 칼 루이스 만큼이나 빨랐다.

볼트가 철제 발판을 이용해 출발해 합성수지 위를 달릴 때 오언스는 구덩이를 파서 출발 지점을 만들고 에너지를 더 잡아먹는 타다 남은 재 위를 달렸다는 차이가 있다. 저자에 따르면 체형의 개선에 따른 기록향상도 한계에 이르렀다.

스포츠의 기록갱신이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저자가 유전적 결정론적 입장에만 서 있는 건 아니다. 적절한 노력과 재능의 황금비율에 대해선 저자도 명확한 답변을 내놓진 못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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