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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자 다이제스트] 갈색의 세계사 外
▶ 갈색의 세계사(비자이 프라사드 지음, 박소현 옮김, 뿌리와이파리)=냉전시대의 또 다른 축으로 황인과 흑인을 지칭한 ‘제3세계’란 말은 지금은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공산주의 진영의 붕괴로 진영론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세계화에 자리를 내준 탓이다. 힘없는 나라를 모욕적으로 일컫는 말이어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인도 출신의 역사학자 비자이 프라샤드는 이 단어를 폐기하면 역사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며 재발굴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제3세계 프로젝트의 흥망을 추적한 이 책은 그동안 진행됐던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활력으로 넘쳤던 궤적과 사상들을 발굴, 각 시대의 풍요로운 역사를 조명한다. 책은 실패한 역사의 원인을 조명하는데도 날카로움을 견지한다. 서구가 제3세계 운동을 체계적으로 파괴했다는 주장과 달리 저자는 내부의 모순을 파헤친다. 국수적 민족주의와 종교적 근본주의로 국한되면서 지엽화된 까닭이다. 


▶ 꿈꾸는 책들의 미로(발터 뫼어스 지음, 전은경 옮김, 문학동네 펴냄)=현재 독일에서 가장 성공한 작가 발터 뫼어스의 최고의 판타지 ‘차모니아 시리즈’의 여섯번째 소설. 시리즈 중 부흐하임 3부작의 2부에 해당한다. 1부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서 부흐하임이 화염에 휩싸인 지 이백년 후의 이야기다. 성공한 작가 미텐메츠는 어느날 수수께끼 같은 편지를 받고 다시 한번 부흐하임으로 여행을 떠난다. 미덴메츠는 거기서 그동안 소원했던 오랜 친구 키비처를 만나고 그를 이곳으로 오게 만든 편지에 대한 놀라운 진실을 알게된다. 미덴메츠 자신이 무대에 서 있고 이백년 전 겪은 일들이 재현되는 ‘꿈꾸는 인형들의 극장’, ‘보이지 않는 극장’에서 상연되는 ‘보이지 않는 연극’ 등 흥미로운 이야기와 탁월한 일러스트가 책에 푹 빠져들게 한다. 


▶ 무계획의 철학(카르린 파시히, 샤샤 로보 지음, 배명자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미루는 습성은 흔히 생산성 저하의 주범이자 게으름의 산물로 여기지만 인류의 절반이 지니고 있다면 자연스런 본능이라고 보는 게 옳다. 인류는 사냥꾼과 농사꾼의 중 한쪽을 선택하도록 진화돼 왔는데 오늘날 현대인들에게는 이 둘의 속성을 모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습성을 어떻게 다루느냐다. 저자는 이런 습관을 갖고 있고 계획 처리에 서툰 사람이 더 세심하게 스케쥴을 관리하고 더 열심히 일하려 하는 것은 헛된 노력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길은 일을 줄이고 완벽함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저자는 사회생활에 따르는 문제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최적의 순간에 올바른 일을 꼭 필요한 만큼만 하는 방법을 조언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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