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소유하지 않아 ‘집없는 억만장자’로 유명세
-최근 LAㆍ뉴욕에 아파트 구입해 정착하려는 이유는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설립자 사무엘 골드윈(Samuel Goldwyn)이 소유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비버리힐스의 고급 맨션이 최근 2500만달러(한화 약 300억원)에 팔렸다.
이 호화스러운 맨션을 누가 구매했는지를 두고 소문이 무성하다. 새 주인으로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할리우드의 음향감독 리차드 킹 등이 거론된다.
베르그루엔이 구매의혹을 받고있는 유명 영화제작자 사무엘 골드윈이 소유했던 비버리힐스의 고급 맨션 |
소문에 등장하는 이들 중에서 특히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있다. ‘집없는 억만장자’(Homeless Billionaire)로 유명한 니콜라스 베르그루엔(Nicolas Berggruenㆍ53) 베르그루엔 홀딩스 이사장이다.
집을 소유하지 않는 억만장자로 유명세를 탄 그가 호화 주택을 샀다는 의혹은 최근 점점 퍼져, 그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베르그루엔이 고급 맨션의 새 소유주일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최근 아파트를 두 채나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베르그루엔은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웨스트 할리우드와 뉴욕에 아파트를 구입했다. 그가 구매한 아파트는 현재 내부 공사 중이다. 2000년 39세의 나이에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전용기를 타고 전 세계 5성급 이상 호텔만을 떠돌며 지낸 슈퍼리치가 집을 구입한 이유는 뭘까.
외신과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그는 지난 15년간의 떠돌이 생활에 지친 것으로 파악된다. 베르그루엔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한 곳에 정착해 살면서 집없는 억만장자라는 별명을 내려놓을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53) 베르그루엔 홀딩스 이사장 |
정착지로 LA와 뉴욕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미국은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그는 전 세계를 돌며 관리개혁 등 사회 분야 변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베르그루엔 거버넌스 연구소를 설립해 2010년 어려움에 처한 미 캘리포니아주 거버넌스 개혁을 위해 1억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최근 철학과 문화연구소(Institute of Philosophy and Culture)를 출범시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학자에게 100만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난 베르그루엔은 미술품 수집가였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재산을 투자로 15억6000만달러(약 1조8000억원)까지 불렸다.
그는 1984년 투자회사 베르그루엔 홀딩스를 설립한 후 인수합병(M&A)을 통해 패스트푸드 체인 ‘버거킹’과 르몽드를 소유한 스페인 미디어 재벌 ‘라 프리사’의 주식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억만장자가 된 처음엔 그도 다른 슈퍼리치처럼 부를 마음껏 즐겼다. 미국 뉴욕과 플로리다 등에 고급주택을 구매했으며 소장 그림도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집과 고급차, 소장 미술품 등을 모두 팔아 버렸다.
호화스러운 집과 자동차, 별장이 자신에게 아무런 만족도 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후 전 세계를 떠돌기 시작하면서 소유한 물건은 아이폰과 정장 몇 벌 정도였다. 옷은 종이백에 넣어 다녔다. 특히 사망 후 재산 90% 이상을 기부하는 운동인 ‘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에도 가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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