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경제난 관측에 중국 공산당이 뿔이 났다. 경제난 관측의 진앙지 가운데 하나인 국유기업에 대한 고삐를 바짝 죄는 한편, 해외로 자산을 옮기는 부자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21일 중국 관영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사설에서 중국 최대 부자인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의 자산이전과 중국 투자철회에 대해 “정상적인 기업경영이냐, 비도덕적 위법행위냐. 아니면 합법적인 조정이냐, 무책임한 탈출이냐로 양분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좋은 시절엔 편안함과 번영을 누리면서 어려운 시기에는 나라를 버리는 데 정말 할 말을 잃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향후 성장을 이루면 궁극적으로 가장 큰 패배자가 될 것이라며 뼈 있는 경고를 보냈다. 중국에서 런민르바오 사설은 사실상 정부와 공산당의 입장이다.

청쿵그룹은 지난 3월 영국 이동통신업체인 O2를 92억5000만파운드에 인수하고 에버숄트 철도그룹 등을 매입했다. 반면 2013년엔 상하이 금융센터를 89억6000만 홍콩달러에 매각, 중국 내 사업을 크게 줄였다.

현지 언론은 지난 3년 간 청쿵그룹이 중국과 홍콩에서 투자철회한 자산은 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국유기업 통제 강화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공산당 중앙위원회 판공청은 정책문건에서 “국유기업 개혁은 이제 심층지대에 다다랐다”며 “공산당 지도는 약화될 수 없고 강화될 수 있을 뿐이다”고 주장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국유기업의 수는 모두 15만 개로 고용인원만 3000만 명이다. 총 자산합계는 16조달러가 넘어 국내총생산(GDP)의 150%에 해당한다. 공산당은 이미 정부 지분과 인사권으로 국유기업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는 비판적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력, 석유, 천연가스, 항공, 철도, 통신, 군수 등 7개의 국유기업 독점분야에 민간자본을 유치하는 혼합소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결국 경영권에 변화가 없어 오히려 유입된 민간자본마저 당의 통제에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