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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눈속임’거센 후폭풍]유럽·한국서 고속질주하다 휘청… 디젤車 최대 위기 맞나
디젤 차량이 유럽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최근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논란은 그동안 디젤 차량이 가뜩이나 온실가스 배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등으로 설 자리를 조금씩 빼앗기던 상황이어서 불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됐다. 국내에서도 유럽산 디젤 차량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여서 이번 사태로 인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22일(현지시간) 여러 전문가들을 인용,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강화와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맥스 워버튼 번스타인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유럽 내 디젤차 점유율을 줄이고 미국에서는 확산중단의 속도를 높이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규제당국이 디젤 차량 허용에 보다 더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며 “더 강화된 차량 테스트를 통해 디젤 차량이 기준을 맞추기 어렵게 되거나 비용이 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프랑스 파리시에서부터 영국 버밍엄시에 이르기까지 유럽 각 도시들이 디젤 차량에 대한 단속을 요청하고 나섰고, 일부는 오염물질로 인해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연구도 나오면서 디젤 차량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지난 15년 간 디젤 챠량 연구에 수백억달러를 쏟아부었던 유럽 자동차 업계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빠졌다. 디젤 차량 생산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유럽 자동차 업체는 폭스바겐과 푸조, 르노 등 3곳이다.

특히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연간 생산량(2013년)은 244만 대로 그룹 전체 차량 판매량 중 25.6%를 차지한다. 프랑스의 푸조 역시 130만 대로 42.2%를, 르노도 48.7%(123만 대)로 디젤 차량 생산 비중이 높다. 미국과 일본은 디젤차 비중이 낮은 편이지만 포드와 도요타는 각각 20.8%(127만 대)와 11.6%(113만 대)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글로벌 ‘빅5’ 자동차그룹 가운데 이들 보다 비중이 낮은 곳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현대차그룹 뿐이다.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은 유럽의 배출가스 기준에 맞춰 디젤 차량을 개발해왔다. 인체에 유해한 오염물질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지적에 유럽연합(EU)은 1992년에 통제 기준을 마련했고 업체들은 친환경 엔진 개발을 통해 기준을 맞춰나갔다.

어느새 디젤 차량은 휘발유 차량보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고 연비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디젤이 휘발유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디젤 차량의 여러 장점들이 부각되면서 유럽 각국 정부는 디젤 차량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세금을 감면하거나 주차요금을 낮추는 등 인센티브를 주기 시작했고 차량 제조사들도 이에 부응해 더 많은 디젤 차량모델을 생산했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팔린 디젤 차량은 모두 1000만 대다. 그런데 이 중 4분의 3이 유럽시장에 팔릴 정도로 유럽의 디젤 차량 수요가 높았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EAMA) 등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디젤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53%로 휘발유 차량(44%)이나 대체연료(2.7%) 차량보다 높다.반면 미국 내 디젤차량 비율은 2.75%에 불과하다.

한편 국내에서 팔린 수입차의 70%는 디젤이며, 거의 대부분이 독일 브랜드다. 유럽 다음으로 디젤차가 많이 팔리는 시장이 된 셈이다. 디젤엔진을 앞세운 수입차가 내수시장점유율을 높임에 따라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해, 한국GM과 르노삼성 등도 경쟁적으로 디젤차량을 선보였거나 선보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 가져올 변화도 상당할 전망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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