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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눈속임’거센 후폭풍]폭스바겐 엄청난 조작, 어떻게? 왜?
폭스바겐의 유배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되면서 ‘어떻게’와 ‘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방법이다. 흔히 생각하기에 엔진에 붙은 조그만 장치가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여겨지지만 그렇지 않다. 이번 조작사건과 관련해 눈에 보이는 물리적 장치는 없다. 폭스바겐은 엔진을 통제하는 소프트웨어를 조작, 유해가스 저감장치가 실험 중에만 최대한 작동하도록 해 미국환경보호청(EPA)을 속였다. 일반 주행시에는 저감장치의 작동률이 낮아진다.

저감장치를 일반 주행 중에도 계속 최대한 작동하도록 하면 주행성능을 높이고, 엔진수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EPA 기준도 검사 시 저감장치 성능이 최대한 작동하도록 정해져 있다.

영국 요크대학교 공기오염 전문가인 알라스테어 루이스 교수는 “유해가스 검사환경은 규격이 일정하다”면서 “인간이 지속적으로 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드러운 방향전환과 정속주행이 가능해서 차량이 이 같은 환경을 감지하기는 쉽다”고 설명했다.

EPA가 폭스바겐에 리콜을 명령한 후 공개한 자료를 보면, 검사환경 대비 실제 주행상황에서 검출된 질소산화물의 양이 ‘제타(Jetta)’는 35배, ‘파사트(Passat)’는 20배에 달했다.

결국 폭스바겐은 현실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비현실적인 조건 속에서만 저감장치가 최대한 작동하도록 해서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확보한 셈이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클린디젤(Clean Disel)’ 기술도 결국엔 소프트웨어 조작이다.

엔진을 통제하는 컴퓨터가 연소실에 유입할 공기의 양을 조절한다. 이 공기와 연료의 혼합비율에 엔진 연소실 내부 온도 및 배기가스의 성분비율이 달라진다.

물론 다른 방법도 있다. 배출되는 유해가스에 중화물질을 넣어 질소산화물을 인체에 무해한 질소와 물로 바꾸는 방법이다.

랭크스터대학 로저 캠프 공학교수는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수 천가지의 다른 환경에 대해 수 천 가지의 다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캠프 교수는 또 “가스정화와 엔진성능은 반비례 관계가 있다”면서, “연소실 내부를 더 뜨겁게 하면 유해가스가 덜 발생하지만, 엔진 내구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젤엔진은 휘발유엔진 보다 값이 비싸다. 저감장치가 최대한 가동되는 환경에서도 엔진이 고성능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더 많인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다. BMW나 벤츠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가격 저항이 적어 이같은 비용을 차 값에 반영하기 쉽다. 하지만 제타, 파사트 등 중ㆍ소형 대중브랜드 차량이 주력인 폭스바겐으로서는 차 값을 낮출 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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