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쏟아지는 난민들의 생존을 위해 최근 몇몇 부호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 중 미국의 한 억만장자는 자신의 약속을 재빨리 행동으로 옮기며 난민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함디 울루카야 초바니 창업자 |
그 주인공은 바로 ‘그리스식 요거트(일명 그릭요거트)’로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함디 울루카야(Hamdi Ulukayaㆍ43)다. 요거트 브랜드 ‘초바니(Chobani)’를 만든 그는 최근 들어 난민문제에 대해 더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뉴욕 북부에 있는 그의 요거트 공장엔 약 600여명의 난민들이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울루카야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에 그치지 않고, 난민들의 근본적인 살 길을 열어주고자 직접 고용해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울루카야는 최근 CNN머니와의 인터뷰에서 “고향을 잃은 난민들의 재정착을 돕기 위해 우선 미국의 재계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왜 기업인들이 그런 행동을 취해야 하냐고 묻자 “우리는 그만큼 영향력이 있으니까”라고 답했다.
이달 울루카야는 난민들이 임시 거주하는 그리스의 레스보스 섬에 방문해 난민들과 구호활동을 하는 봉사자들을 격려했다.[출처=유엔난민기구] |
올 5월, 그는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재산 절반기부 서약운동 ‘더 기빙 플레지’에 동참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절반을 바로 난민들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그의 재산은 총 13억달러(한화 1조5000억원)로 평가된다.
울루카야가 난민문제 해결에 이토록 적극적인 이유는 자신도 터키의 소수민족 쿠르드족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터키 동부 작은 마을의 낙농업을 하는 쿠르드족 가정에서 태어났다. 25세 때인 1997년 영어를 배우러 미국에 왔다가 2005년 초바니를 창업해 성공한 기업가가 됐다. 터키어로 ‘양치기’라는 뜻의 초바니는 연 매출이 10억달러로 미국 요거트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달 8일, 고무보트와 구명조끼에 의지해 그리스 레스보스섬에 당도한 난민이 해변에 닿자마자 절규하고 있다. |
울루카야가 나고 자란 터키는 난민 사태의 중심에 있다. 현재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잔혹행위 등을 피해 고향을 떠난 시리아 난민 수백만명이 터키와 요르단, 레바논, 이라크 쿠르드 지역 임시 캠프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3초에 한 명꼴로 난민이 발생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이들의 목숨을 구하고 인간다운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구호사업을 결정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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