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슈퍼리치들은 ‘고작 슈퍼문을 볼 수 있다는 것’으로 기뻐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 달에 직접 가고 싶어 한다. 이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한 럭셔리 여행업계의 ‘우주 패키지’는 현재 한창 개발 중에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 버지니아 그룹의 회장 리차드 브랜슨은 우주에 스위트 리조트를 짓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로 유명해진 엘론 머스크는 화성으로 가는 쉬운 방법 연구에 몰두해있기도 하다.
수요가 많지는 않지만 ‘우주 패키지’가 한 번에 거둬들이는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우주 여행 회사 블룬(Bloon)은 우주 교통을 1회 이용하는 데에 들어가는 돈이 일인당 1만5600여달러 정도 든다고 밝힌바 있다. 우리나라 돈 1860만원에 해당한다. 그런데 여기 의외의 회사에서 우주 관련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건 바로 ‘도미노 피자 (Domino Pizza)’.
도미노 피자의 문프로젝트 (Moon Project). [출처: 도미노문프로젝트 공식홈페이지] |
도미노 재팬에서 달 표면에 최초 피자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보통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요자들이 많은 곳에 지점을 확장하기 마련이다. 도미노는 왜 사람이 상시 존재하지 않는 달에 체인점을 내려는 걸까?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Telegraph)는 그 이유로 도미노의 라이벌 피자 체인점 ‘피자헛(Pizza Hut)’ 때문이라고 밝혔다. 피자헛은 2001년 최초로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비행사들에게 피자를 배달한 이력이 있다. 라이벌 업계의 도전적인 행보에 도미노가 자극을 받았다는 것.
도미노 피자가 달 표면에서 이용할 스쿠터, 혼다와 합작 연구 중에 있다. [출처: 도미노문프로젝트 공식홈페이지] |
도미노의 ‘달 1호점’ 프로젝트에는 일본을 대표하는 여러 기업들이 함께 한다. 혼다(HONDA)가 달 위 이동수단인 문 스쿠터(Moon-Scooter) 개발을 위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인 JAXA (Japan Aerospace Exploration Agency)가 지구에서 달 표면까지의 이동을, 그리고 마에다 건설(前田建設)은 달 표면위의 레스토랑의 건설을 책임질 예정이다.
이 레스토랑의 디자인 설계는 이미 끝났다. 26m의 돔형으로 건설 될 레스토랑은 달 표면 중심으로 지상 2층, 지하 2층으로 설계되었다. 지하 2층은 직원들이 지낼 수 있는 생활공간을, 지상에는 레스토랑, 창고, 요리실 등이 배치되어 있다. 인상깊은 점은 도미노가 건물 내 채소를 기르기 위한 곳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에서 우주까지 채소를 운반하는 것보다 직접 길러 제공해야 더 신선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낸 아이디어이다.
도미노 피자 '달 지점' 디자인 설계도 [출처: 도미노문프로젝트 공식홈페이지] |
말만들어도 원대해보이는 프로젝트는 엄청난 비용을 필요로 할 예정이다. 도미노가 직접 공개한 그들의 예상 비용은 1조6700억엔. 지구에서 자재를 운반하는 비용과 건설작업비에만 약 1조엔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도미노는 세계 최초의 우주 레스토랑을 연 역사적인 기업이 될 것이다. 아직 도미노 ’달 1호점‘에서 판매 될 피자의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구와 달리 엄청난 희소성을 갖게 될 달 위 피자의 가격은 엄청나게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주 여행을 이용할 주요 고객이 슈퍼리치인 만큼 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듯 싶다. 조만간 스시 먹으러 일본간다는 말 대신, 피자 먹으러 달나라로 날아간다는 말이 나돌 전망이다.
yj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