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환경으로 치닫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가 29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7~9월) 신흥국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본은 모두 400억달러(약 48조원)로 추정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쳤던 2008년 4분기(1050억달러) 이후 최고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190억달러를, 채권시장에서 210억달러를 각각 회수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따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는 지난 3분기 동안 20% 하락했다. 4년래 최대 낙폭이다. 브라질을 비롯,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신흥국 화폐가치가 폭락해 20개 외환가치의 통합지표 수준도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가치가 지난 3분기 10조 달러 증발하면서 유로존 부채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2011년 이후 최악의 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3분기 FTSE 신흥시장지수는 21% 하락해 2011년 이후 최악이었고, 2000년대 들어 5번째로 성적이 나빴다고 FT는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인수합병(M&A), 주식 및 채권시장 등에서 나오는 수수료 매출은 3분기 165억달러로 역시 2011년 4분기 이후 최저였다.
IIF는 보고서에서 신흥시장의 자본유출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 우려와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의 기준금리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니 크레센치 핌코 전략가는 “미국의 기준금리 방향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들의 연결고리를 만들면서 투자자들을 두려움에 떨도록 했다”고 해석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