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계의 왕실-<16> 캄보디아]“살아있어서 유감이다” 시하누크 前국왕의 쓸쓸한 최후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은 프랑스로부터의 독립, 친미 쿠테타, 공산 구테타, 내전, 독립 등 1941~1993년까지 캄보디아의 ‘격동 50년’의 산증인이다. 하지만 크메르루주의 ‘킬링필드’도 막지 못했고, 내부의 권력 다툼에서도 늘 패해 여러 평가보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건강상의 이유로 2004년 아들 노로돔 시하모니에게 왕위를 물려준 이후 2012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8년은 그에게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일 뿐이었다. 이는 2004년 퇴위 후 자신의 웹사이트에 “살아있어서 유감이다”란 내용의 성명을 내놓은 데서도 드러난다. 늙은 왕이 신세한탄처럼 들리지만, ‘절대권력’이라는 삶의 목표를 잃은 국왕의 진심이 느껴진다. 영국 BBC 방송은 그가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면 내가 빨리 죽기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 죽지 않아 ‘검허한 사과”(humble apologies)’를 표할 뿐”이라며 “지금 이순간까지는 신과 부처님께서 나를 내세로 보내려고 결정하지는 않으셨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이 메시지는 그의 공식 전기작가인 줄리오 젤드레스의 요청으로 공개됐다.

노로돔 시하누크 국왕의 장례식.[출처=노로돔 시하모니 공식사이트]

시하누크왕은 2012년 중국 베이징에서 심장마비로 서거했다. 중국은 그가 오랜 기간망명하던 곳이다. 중국에게 시하누크 국왕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의 영향력을 가져다 줄 가교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중국은 인도차이나 반도와 경제협력을 통해 영향력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입장에서는 영토분쟁 중인 베트남을 견제하기 위해 캄보디아와의 관계가 중요하다.

한편 불교식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는 101발의 포성이 울렸으며 공무원만 1만5000여 명이 동원됐다. 그의 운구에는 수많은 국민들이 함께해 아직 남은 왕실의 권위를 실감케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