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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성공한 3인의 고백…“난, 그에게 빚졌어”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민상식ㆍ김현일 기자] 남부러울 것 없는 억만장자, 세계적으로 위대한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간 기업가들에겐 자신만의 ‘멘토’가 있었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은 “사람들이 멘토를 두지 않는 건 그것이 곧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은 일찍이 ‘성공이란 결코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앞서 같은 길을 걸어간 누군가를 멘토로 삼았고, 그 멘토의 지원과 조언 덕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다음 세 명의 억만장자는 모두 이름만 들어도 단연 ‘성공’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인물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들 역시 성공의 상당 부분을 각자의 멘토에게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내 인생 최고의 조언을 해준 당신’=앞서 잠깐 언급한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계열사 중 하나로 ‘버진 애틀랜틱항공’을 갖고 있다. 올해로 31년된 중견 항공사다. 하지만 브랜슨 회장은 원래 항공사업에 전혀 경험이 없었기에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자신만만할 수 있었던 건 바로 프레디 레이커(2006년 작고) 경이라는 ‘영국 항공산업의 전설’을 자신의 멘토로 모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레디 경은 1960년대 레이커항공을 설립하고, 장거리 노선에 저가모델을 적용한 최초의 인물이다.

프레디 경은 브랜슨 회장에게 ‘질 낮은 서비스는 하지 말라’, ‘가격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라’ 등의 조언부터 거대 항공사의 갑질에 대응하는 방법까지 상세히 알려줬다. 그 결과 1년도 못 갈 거라 했던 버진 애틀랜틱항공은 30년째 비행 중이다. 브랜슨 회장은 영국 일간지 더 선에 기고한 글에서 “무언가 시작할 때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나는 프레디 경의 멘토십이 없었다면 항공산업에서 그 어디에도 발 붙일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회고했다.


현재 50억달러(한화 약 6조원)의 자산을 가진 브랜슨 회장은 영국 10대 갑부다. 인생 최고의 조언을 해준 프레디 경을 잊지 못한 그는 자사 항공기 1대에 ‘프레디경 호(號)’라는 이름을 붙이며 고마움을 표했다.

“고마워요! 잡스”=‘21세기 청년부호의 아이콘’이 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는 미국 나이로 이제 겨우 서른의 문턱을 넘었지만 자산만 놓고 보면 세계 10대 부호에 속해 있다. 현재 그의 자산은 413억달러(약 48조원)에 달한다. 저커버그는 어떻게 ‘평범한’ 하버드생에서 세상을 바꿔 놓은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었을까?

그는 2011년 한 토크쇼에 출연해 자신에게 영감을 준 멘토에 대해 이야기했다. 바로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였다. 두 사람은 페이스북 사업 초창기에 가까운 관계가 됐다. 팰로 앨토에서 종종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둘의 공통점은 세상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그 무언가에 막대한 관심을 쏟았다는 점이다.


저커버그는 잡스에 대해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며 “그에게 하고 싶은 질문이 너무 많았다”고 회상했다. 생전의 잡스는 저커버그에게 “당신만큼 뛰어나고 훌륭한 것을 만드는데 집중하라” 조언했다고 한다. 저커버그는 토크쇼에서 이 한마디를 다시 꺼내며 잡스를 추억했다. 그 밖에도 잡스는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내 조직을 만들고 정비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잡스도 죽기 전 자신의 전기를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에게 “페이스북을 팔지 않은 저커버그를 존경한다”며 “나는 저커버그의 멘토 역할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저커버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은 뭉클한 마지막 인사를 멘토에게 전했다.

“스티브! 나의 멘토가, 나의 친구가 돼 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당신이 만든 것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줘서 고맙습니다. 당신이 그리울 거예요”

‘환상의 듀오’의 어색한 첫 만남=슈퍼리치들 중에서도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만큼 환상의 짝꿍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처음에 만났을 땐 분위기가 그렇게도 어색할 수가 없었다.

1991년 버핏은 지인을 따라 우연히 들른 빌 게이츠 부모의 집에서 게이츠와 처음 마주쳤다. 당시 버핏은 친분도 없는 게이츠 집에 갑작스레 가는 것이 못마땅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보다 25살이나 어린 게이츠와 별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고 훗날 고백했다. 게이츠도 당시 자리를 주선한 어머니에게 “단순히 주식이나 사고파는 사람하고 무슨 얘기를 나누겠어요?”라며 화를 냈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지인들과 모인 자리에서 다시 만남을 가졌다. 이때 버핏은 게이츠에게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의 사업 전망에 대해 물었다. 그렇게 ‘밀당’을 하던 두 사람의 말문이 터지면서 대가들의 ‘브로맨스’는 시작됐다.

게이츠는 그 때 몇 가지 이유로 버핏에게 꽂혔다고 한다. “첫째, 버핏이 정말 좋은 질문들을 던져서 유익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둘째, 사업에 대해 그렇게 명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셋째, 내게 재밌는 정신운동 방법을 알려줬다”

이후 게이츠는 아내와 자선재단을 세울 때에도 멘토를 찾으러 멀리 가지 않았다. 바로 버핏을 찾아가 조언을 들었다. 세상을 바라보는 버핏의 훌륭한 시각이 사업뿐만 아니라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버핏도 게이츠로부터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게이츠는 자신이 축적한 부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난 그를 존경한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최고의 친구이자 멘토로서 20년 넘게 지내며 각별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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