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근 탈레반에 일시 점령 당해 교전이 격화한 아프가니스탄 쿤두즈에서 3일(현지시간) 국경없는의사회(MSF) 병원 건물이 미군의 공습 피해를 당해 직원 9명이 사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MSF는 이날 새벽 2시10분께 쿤두즈의 MSF 트라우마 센터가 여러차례 폭격을 당해 직원 9명이 숨지고 37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 환자와 직원 여러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MSF는 성명을 통해 폭격이 30분 이상 계속됐다며 “아프간과 미국 등 교전과 관계된 모든 단체에 MSF 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알렸음에도 폭격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건물도 크게 파손된 상태로, MSF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불길에 휩싸인 병원의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폭격 당시 병원에는 환자 105명과 보호자, 의사와 간호사 등 MSF 직원 80명 이상이 머물고 있었다고 MSF는 전했다. MSF 트라우마 센터는 쿤두즈 지역에서 심한 부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병원으로, 최근 탈레반과 정부군의 교전으로 병원의 수용능력을 초과해 환자를 돌보고있는 상태였다.
MSF는 “공격과 우리 직원의 사망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최종적인 사상자 수를 아직 알 수 없다. 관련 단체는 보건 시설과 직원의 안전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성명을 내고 미군의 공습으로 인한 피해일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나토는 “미군이 새벽 2시15분께 자국군을 위협하는 개인들을 대상으로 공습했고, 그 폭격으로 인근에 있던 병원이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를 봤을 수 있다”며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십자 국제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끔찍한 비극”이라며 “보건 시설과 의료진에 대한 이런 공격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아프간 사람들을 도우려는 인도주의 단체들의 능력을 손상시킨다”고 비난했다.
쿤두즈는 지난 달 28일 탈레반에 점령당했다가 사흘 만에 미군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군 수중에 넘어갔으나 이후로도 양측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탈레반이 아프간 주요 도시를 장악한 것은 2001년 미국 공습으로 정권을 빼앗긴 뒤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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