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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스바겐 2007년부터 조작 계획…경영진도 연루”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 폭스바겐의 유해가스 저감장치 조작사건이 고위 경영진들이 개입된 ‘계획적 범죄’라는 정황증거가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사태를 회사의 존망이 달린 중대 사건으로 규정했다.

3일(현지시간) 독일 언론은 폭스바겐 고위관계자를 인용, “회사 내부조사결과 2008년부터 EA189 디젤모터에 문제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했다는 진술을 6~7명의 기술자들로부터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는 조작 외에는 배출가스 규제와 연비를 동시에 충족할 수 밖에 없다는 기술진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은 몇몇 개발자 보다 훨씬 많은 수의 임원들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사실도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진 외에 임원진도 가담했다면 경영진 차원의 조직적인 조작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또 폭스바겐의 주요 협력사이자 디젤기술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보쉬(Bosch)가 2007년 이같은 조작계획을 알고, 불법성을 경고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실이라면 조작은 2008년부터 시행됐지만 그 보다 훨씬 전부터 계획된 것이 된다.

2007년은 마르틴 빈터코른 전 회장의 최측근인 울리히 하켄베르그가 폭스바겐 브랜드개발 총괄로 임명된 때다. 빈터코른 회장의 또다른 측근인 볼프강 하츠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그룹의 파워트레인(엔진 및 변속기 등 차량 핵심부문) 개발을 담당했다.

하켄베르그와 하츠는 이미 문책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면 그룹 최고경영진 모두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렵다.

폭스바겐그룹의 최고감독기구인 이사회(supervisory board)는 4일 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인 한스 디터 푀츄를 새로운 의장(chairman)으로 선임했다.

푀츄 의장은 이날 독일 주요일간지에 낸 전면광고에서 “이번 디젤 배기가스 스캔들은 회사의 ‘존립을 위협하는(existence-threatening)’ 위기”라면서 “대중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 새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중에 미국을 찾아 조작에 대해 사과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미국 30개 주의 검찰총장들이 폴크스바겐의 조작과 관련해 합동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폭스바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푀츄 신임의장은 2003년 부터 CFO로 그룹 경영에 깊숙히 간여해왔고, 뮐러 신임CEO 그룹 최고경영진으로서 사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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