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2015년 노벨생리의학상은 기생충 관련 연구에 헌신한 아일랜드와 일본, 중국의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5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출신의 윌리엄 캠벨(85) 미국 뉴저지 주 매디슨 드루대학 명예 펠로우,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일본 기타사토대 명예교수, 중국의 투유유(85·여) 중국전통의학연구원 교수 등 3명을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출신 연구자가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은 환호하고 있다. 중국은 이로써 그동안 노벨상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하며 다소 불편했었던 노벨위원회와의 관계도 복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국력의 선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배출함으로써 중국의 굴기와 자신감을 외부에 표출할 기회를 맞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투 교수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거의 모든 중국 언론매체가 투 교수의 생애와 성과 등을 대대적으로 소개하며 영웅 만들기에 나섰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몇 차례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지만 반체제 인사 등이 주로 수상자로 결정되면서 중국이 만족하는 수상자는 없었던 탓에 중국과 노벨위원회는 다소 껄끄러운 관계를 보여왔다.
반면, 일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지식강국으로서 면모를 재확인했다.
오무라 사토시(大村智·80) 일본 기타사토(北里)대 특별영예교수가 5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돼 일본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23명(미국 국적 취득자 2명포함)이 됐다. 이 가운데 20명이 자연과학 분야의 수상자다. 작년에는 아마노 히로시(天野浩) 나고야대(名古屋大) 교수 등 3명이 ‘청색 LED’ 개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또 작은 차이까지 꼼꼼하게 챙기면서 한우물을 파는 일본 특유의 직업 정신이나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에 몰입하도록 하는 사회 분위기도 노벨상 수상에 유리한 환경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홍정국 재일한국과학기술자협회 회장은 100년 넘게 한우물을 판 회사가 일본에 7만∼8만 개 있다면서 “이들이 핵심 기술을 몇 백년 간 유지했지만 똑같은 상품만 만든 것이 아니라 원천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면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