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부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환호하고 있다.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듯 했던 미국 경제에 경고등이 들어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풍부한 유동성이 제공하는 ‘돈 잔치’를 좀 더 즐길 수 있다는 기쁨이다.
4일(현지시간)에 이어 5일에도 뉴욕과 유럽 증시는 일제히 급등했다. 중국 증시의 휴장으로 부담이 적어진 원자재 시장도 달러 약세를 좀 더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일제히 값이 올랐다.
5일 발표된 9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지난 6월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지난 주말 나온 신규고용이 예상치에 크게 못미친 데 이어 실망스런 지표가잇따르는 모습이다. 기업들의 감원과 구조조정 소식도 줄을 잇도 있다.
긴가민가 하던 전문가들도 ‘올 해는 못 올린다’로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날 “연준의 10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테프츠 대학의 브라이언 베튠 경제학 교수는 “연준이 다시 모여앉아 비농업 고용 지표를 살피고 새로운 의사소통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점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가 계속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그동안 미국 경제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지만, 기업들이 낮아진 이익률과 달러화 강세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PNC은행의 커스 포셰 거시경제분석가는 “연준이 2016년 어느 시기까지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길 바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9월 고용지표에 대해 “실망스러웠다”면서 금리인상이 이뤄지지 않았음을안도했다.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를 통해 “고용은 만들어졌지만 전체적인 성장은 더디고, 성장의 결실 또한 공평하게 배분되지 못해 미국인들의 생활은 거의 나아지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