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호 68위에 랭크된 켄 그리핀, 결혼 11년 아내와 이혼소송
남편 그리핀 혼전 계약서 들이대며 “11년간 500억원 넘게, 충분히 줬다”
아내 “그리핀 재산의 1%도 안된다. 자년 양육권도 갖겠다” 버텨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자녀 양육비로 월 11억원 내라”(아내) vs “11년 결혼 유지 대가로 530억 줬으면 됐지, 뭘 더 바래”
수퍼리치에 등극한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부부의 이혼소송 공방이 미국에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3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 소득 순위 1위에 올랐고 ‘포브스’ 선정 미국 400대 부호 가운데 69위에 랭크된 켄 그리핀(46). 그리핀은 시카고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 규모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다. 포브스는 그리핀의 순자산을 70억 달러(약 8조 원)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언론들은 지난 5일(현지시간) 시작된 그리핀과 그의 부인 앤 디아스(44)의 이혼 재판을 상세히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그리핀과 디아스는 결혼 11년 만인 지난 해 7월 법원에 이혼 서류를 접수했다. 이후 수백억원대 이상의 위자료를 놓고 원수처럼 양보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리핀 측은 디아스가 2003년 결혼식을 앞두고 서명한 ‘혼전 계약서’를 유효한 증거라고 제시했다. 그리핀은 1990년 시타델을 설립하고 결혼 당시 이미 억만장자였다.
그리핀의 이혼 수장에 따르면 “계약 조건에 따라 결혼과 동시에 디아스에게 2250만 달러를 일시불로 지급했고, 이후 매년 100만 달러씩 현금으로 계산해 2013년까지 총 3500만 달러를 결혼생활 유지 대가로 주었다”며 “시가 1100만 달러 상당의 시카고 펜트하우스 소유권 명의도 디아스 앞으로 이전했다”고 진술했다.
결혼을 유지하기 위해 남편 그리피는 현금 3500만 달러, 부동산 1100만 달러 등 모두 4600만 달러를 아내에게 준 셈이다. 이미 충분히 줄만큼 줬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535억원이나 된다.
하지만, 아내 디아스의 생각은 달랐다.
디아스는 “혼전 계약서 조건대로라면 위자료가 그리핀 재산의 1%에 불과하다”며 “당시 계약서를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었고 강압에 의해 서명했다. 그리핀은 자신의 재산 상태 및 돈벌이 능력을 양심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디아스는 이혼 위자료 외에 별도 자녀 양육비로 월 1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디아스는 “그리핀의 지난해 월평균 수입은 1억 달러, 세금 공제 후 6600만 달러였다”고 밝혔다.
그는 “자녀 양육비 100만 달러는 부부관계가 유지될 당시 아이들이 누렸던 생활수준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며, 그리핀 수입의 단 2%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리핀과 디아스는 세 자녀의 양육권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핀은 공동 양육권을, 디아스는 단독 양육권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재판에 미국 언론이 더 관심을 갖는 부분은 소위 슈퍼리치들이 이혼할 경우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활용하는 ‘혼전 계약서’의 유효성 판정이다.
그리핀은 이번 소송에 2000년 대선 당시 플로리다 주 재검표 사태 때 조지 W.부시 대통령을 대변했던 필 벡을 포함해 15명의 변호사를 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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