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티그룹의 분석을 인용, 지난 8월 헤지펀드들이 자산 손실액이 780억달러(약 90조7920억원)로 분석됐다고 7일 보도했다.
유망 주식을 잘 가려내기로 유명한 펀드들도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데이비드 아인혼이 이끄는 운용자산 110억달러(약 12조8150억원)의 그린라이트캐피탈은 9월 말까지 17%의 손실율을 기록했다. 대니얼 로엡의 서드포인트도 4%의 자산 손실을 봤다. 빌 아크만이 이끄는 퍼싱 스퀘어도 지난 여름 두 자릿수 넘는 손실율을 겪어야 했다.
손실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분산’을 통해 시장변동성의 충격을 완화해야 할 헤지펀드들이 금융위기 이후 몸집을 불려 가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특정 주식과 거래에 ‘집중’했다.
이처럼 높은 위험을 감수한 투자는 극심한 시장 변동성에 무너졌다. 특히 8월은 시장변동성이 가장 심한 시기였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원자재 생산과 신흥국 위기에 대한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이 컸다. 채굴 분야는 여전히 시장 상황이 불안하다. 구리와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은 아직도 바닥권이다.
또다른 이유는 투자자들이 돈되는 주식을 먼저 파는 현상 탓이다.
GAM의 안소니 로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한 분야나 기업들에 상당액을 투자한 헤지펀드들의 손실이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헤지펀드들이 선택한 종목들은 유망 종목들이 많은데, 시장 상황이 안 좋아지면 주식매도 압박을 많이 받는 투자자들이 이런 유망 종목들을 먼저 내다팔면서 주가하락을 부추기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해에는 헤지펀드들이 정크본드와 미국 생명공학 분야에 특히 많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8월 이후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직 9월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산업계는 주식과 채권 손실이 가속화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헤지펀드리서치(HFR)가 집계한 글로벌 헤지펀드 규모는 8월말 기준 3조500억달러(약 3555조9950억원)다. 작년 동기대비 0.2%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2008년 보다 두 배 가량 불어난 덩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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