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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과학 강국 일본...나라의 힘에서 이제는 기업의 힘으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일본이 2000년 이후 미국에 이어 노벨상 자연과학부문 최다 수상 국가로 부상했다.

2000년 이후 일본이 배출한 노벨 자연과학부문 수상자는 올해 생리의학상을 수상한오무라 사토시(大村智ㆍ80)와 물리학상의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ㆍ56)를 포함해 총 16명이다. 미국 44명에 이어 두 번째다. 영국(13명), 독일(7명), 프랑스(5명)보다도 많다.

특히 이번에 눈에 띈 것은 오무라 사토시다. 그는 일본 역대 노벨 자연과학 부문 수상자 중 유일한 사립대학 소속이다. 과거 수상자 중 아카사키 이사무(赤崎勇)도 사립대학인 메이조(名城屋)대학(학사) 출신이지만, 수상 당시 소속은 국립대학이었다.


오무라를 제외한 수상자들은 모두 1883년 일본 제국대학령에 따라 구축된 구 제국 대학(旧帝大) 7곳을 포함한 일본 국공립대학 출신이다.

일본이 과학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근대 기초과학 육성에 적극 투자한 정부의 지원 덕분이었다. 일본은 1995년 과학기술기본법을 마련해 과학기술 예산을 확대하고 5년마다 인재 육성을 위한 정책계획을 발표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올해 책정한 자연과학 연구 지원금은 총 636억 엔으로 그 가운데 442억 엔이 국공립 대학 몫이다.

그런데 오무라는 자신의 연구비 마련을 위해 일본 학계가 꺼려한 산학(産學)협력 사업에 뛰어들었다. 향후 개발한 물질에 대한 특허료 250억 엔(약 2424억 원)을 연구소 경영 및 지원을 위해 투자했다. 오늘의 수상을 있게 한 ‘아버멕틴(Avermectin)’이라는 기생충 약 역시 미국 제약회사의 지원을 받아 윌리엄 캠벨 미국매디슨 드루 대학 교수와 공동수상할 수 있었다.


가지타의 물리학상 역시 기업의 후원이 도움이 됐다.

가지타는 자신의 수상이 결정된 직후 일본 광통신센서업체인 하마마츠 포토닉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중성미자의 질량을 발견해낸 초대형 실험시설로 알려진 ’슈퍼 가미오칸데‘의 시설을 하마마츠 포토닉스에서 지원했기 때문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가지타의 수상이 있게 한 기술을 제공한 것은 하마마츠 포토제닉스였다”면서 “실험 데이터의 축적ㆍ분석 시스템을 지원한 후지쯔도 연구에 이바지할 수 있어 영광이라는 메세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가지타와 오무라의 수상소식으로 아베 신조(安倍 晋三) 내각이 추진하는 정책에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마이니치는 “연구비 부족으로 사립대의 연구원은 점점 뒤쳐지는 악순환에 빠져있다”며 “기업과의 연계가 적은 연구 분야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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