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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왕실-<17> 사우디아라비아 (상)]‘불륜’ 미샤 공주 총살형…‘마약 밀거래’ 나예프 왕자…바람잘날 없는 ‘스캔들 왕실’
엄격한 와하비즘의 사우디 왕국이지만, 일부다처제로 왕실가족의 숫자가 급증하다보니 ‘로미오와 줄리엣’과 같은 사례에서부터 각종 스캔들이 끊이지 않는다.

사우디 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은 미샤 알 빈트 파드 알 사우드 공주다. 제4대 칼리드 국왕의 형인 무함마드 왕자의 손녀 딸이다. 사촌과의 결혼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던 미샤 공주는 레바논 유학길에 올라 사우디 외교관의 아들 카할레드와 불륜에 빠지게 됐다.

비밀리에 관계를 유지하던 이들은 1977년 도주를 결심하고 나라를 떠나려던 찰나 적발됐다. 미샤 공주와 카할레드의 외도를 증명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안 왕실은 미샤공주에게 사실을 부정할 것을 종용했다. 

불륜죄로 연인이 보는 앞에서 총살 당한 미샤 알 빈트 파드 알 사우드 공주

하지만 그녀는 카할레드에 대한 사랑을 부정하지 않고 “나는 불륜을 저질렀다”고 세 번 외쳐 연인이 보는 앞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처형됐다. 샤리아 법에서는 외도를 시인한 사실을 3번 이상 밝히거나 불륜현장을 목격한 남성 증인이 4명 이상일 경우 ‘불륜죄’가 성립한다.

미샤 공주의 죽음에 미국 PBS 공영방송은 애도를 표하며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보도를 냈다. 이에 세계 정유기업인 모빌정유회사는 PBS에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외교관계를 위협한다며 광고를 철회했다.

연인을 위해 마약운반책 노릇을 하다 체면을 구긴 일도 있다. 압둘 라흐만 빈 압둘 알 사우드의 양자인 나예프 빈 술탄은 1977년 연인 콜롬비아인 여성 도리스 만게리에게 마약상을 소개받았다.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에서 석유 사업을 벌인 그는 만게리를 도와 자가용 비행기인 보잉 727기으로 프랑스 마약상에 코카인을 실어나르는 일을 지속하다가 1999년 프랑스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당시 발견된 코카인은 총 2톤에 달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예프 빈 압둘 아지즈 왕세제가 프랑스 정부를 압박해 나예프 왕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성폭행도 피할 수 없는 스캔들이다. 5대 파드 국왕의 아들인 압둘 아지즈 빈 파드 왕자는 가장 사랑한 아들인 동시에 사우디 왕가의 문제아다. 지난 2010년 뉴욕 플라자 호텔의 4층짜리 스위트 룸에서 왕실 친척들과 유흥을 즐긴 파드 왕자는 자신의 수행원이 바텐더를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과 발표를 하지 않아 비난을 받았다.

중앙아시아방송공사(MBC) 지분의 50%를 가지고 있는 그는 자가비행기 3대를 보유하고 20억 달러가 넘는 부동산을 소유하는 등 사우디를 대표하는 부호다. 파드 왕자는 낙타 경마시장도 운영하고 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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