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은 알렉세예비치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우리 시대의 고통과 용기를 보여주는 기념비적인 작품을 써왔다”고 평가했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문학동네. |
그는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한 뒤 여러 신문사와 잡지 기자로 일하며 2차 세계대전, 소련-아프간 전쟁, 체르노빌 사고 등 극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소설로 풀어냈다.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이라는 문학 장르를 창시해 수백명의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아 문답형식이 아니라 소설처럼 읽히는 논픽션으로 썼다.
1985년 첫 출간된 처녀작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펴낸곳 문학동네)가 대표적이다. 다큐멘터리 산문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여성 200여 명을 인터뷰해 새로운 관점으로 정리했다.
이 책은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 1985년 동시 출간돼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만 부 이상 팔렸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신임 사무총장은 “알렉시예비치는 저널리즘 형식을 초월해 새로운 문학 장르를 개척했다“면서 ”그것이 진정한 성취“라고 평가했다.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다큐멘터리 산문 ‘체르노빌의 목소리’도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됐다.
이밖에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한 충격적인 폭로를 담은 ‘아연 소년들’(1989), 사회주의가 몰락하자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죽음에 매료되다’(1993),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폐허에서 사는 사람들을 다룬 ‘체르노빌의 기도: 미래의 연대기’(1997), 사회주의 붕괴 뒤 사람들의 상실감을 기록한 ‘세컨드 핸드타임’(2013)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접한 알렉시예비치는 “한편으론 환상적인 기분이지만, 한편으론 심란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800만 크로나(한화 약 11억 2000만원)에 달하는 상금으로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책 한 권 쓰는데 5~10년씩 걸린다”면서 “오직 한 가지, 나 자신을 위해 자유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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