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미국의 금리인상이 내년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이 안정되겠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효과보다 중국경제의 더딘 회복이 더 큰 문제라고 분석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중국의 경기둔화와 신흥국의 위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당초 예상을 깨고 올해는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을 가로막은 대외 여건이 앞으로 한두 달 사이에 개선될 것으로 보기 어렵고, 미국의 경기회복도 더디기 때문이다.
시장과 전문기관들은 올해 10월 가능성을 8%, 같은 해 12월은 37.4%로 평가했다. 이는 내년 1월(44.9%)이나 3월(59.3%) 가능성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도이체방크와 BNP파리바, 골드만삭스, ING그룹, 스티펠 파이낸셜, ITG 인베스트먼트 등도 내년 금리인상을 점쳤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되면서 한국경제 금융시장은 한두달 정도 안도감을 느낄 수 있고, 달러화 강세가 잦아들면서 원화 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LIG투자증권의 김유겸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이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면서 “자본유출 리스크가 두 달 이상의 잠복기에 들어가고 달러화 강세가 후퇴하면서 신흥국 통화가치가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이 언제 금리를 올릴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계속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이 된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경제연구부문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려울 것같다”는 등의 명확한 언급이 나오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12월까지 금리가 인상되지 않는다면 “불확실성이 남는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금융시장이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덕분에 안정됐지만, 중국이 의미 있게 회복하지 못하면 안도감도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가 회복되지 않으면 미국의 금리인상이 늦춰지는 것을 큰 호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의 윤여삼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유동성 회수가 일어나지 않아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환호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금리인상을 못하면 달러화 강세가 시들해지고 유럽이나 일본이 환율전쟁에 나설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신흥국에 부담이 된다면서 “금리 인상 지연이 이전처럼 환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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