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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안부 소녀상 이전 검토’…정대협 “사실이면 국론분열”
[헤럴드경제]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한국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분군 위안부 서녀상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28일 한일 외교정상회담에 진전이 있을 경우, 한국 정부가 소녀상 이전을 위해 시민단체 설득을 시작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소녀상을 옮길 후보지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 남산에 건설 예정인 공원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 신문은 한국 정부가 소녀상을 옮기는 장소를 일본군 위안부 관련 시설로 한다는 점을 토대로 시민단체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000 회를 맞은 지난 2011년 12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중심이 된 시민 모금으로 설치됐다.

그간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에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고,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서 다시 거론하지 않겠다고 보장하라”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민간이 하는 일까지 협상 조건으로 걸고 있다”고 했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 역시 지난달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녀상은 (한국) 정부가 철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정대협이 철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에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강하게 반발했다.

주한 일본 대사가 소녀상에 나와 추모하고 정부 차원에서 사죄를 결의하고서 국내외에 공표해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26일 한국 정부가 소녀상 이전을 검토한다는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의 보도가 사실이면 국내 여론이 심하게 갈라질 것으로 우려했다.

윤 대표는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정부와 피해자, 시민단체가 그간 한목소리를 내왔다”면서 “양국 간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시민단체에 함구하면서 일본 언론에 이렇게 얘기했다면 큰 문제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국론 분열 수준이다”고 비판했다.

윤 대표는 “소녀상은 이미 정대협도 어쩌지 못하는 공동의 존재가 됐기에 철거하거나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기억의 터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추진되는 공간인데 이렇게 연관지어지니 어이가 없다”고 개탄했다.

“일본 정부가 정말 해결 의지가 있다면 과거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가 폴란드에서 무릎을 꿇고 유대인 학살을 사죄한 것처럼 일본 대사가 소녀상 앞에 나와 추모하는 것이 옳다”며 “철거하라고 하면 누가 진정성을 믿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상의 방한에는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윤 대표는 “일본 방송을 통해 방한 사실이 먼저 알려졌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옳지 않고, 일본에 우리가 전략적으로 이용당한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 중 새로운 것은 기금 액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일본이 진정으로 사죄하려면 정부 차원의 공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윤 대표는 “번복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죄하고, 국회나 내각 결의를 통해 국내외에 일본 정부의 사죄를 알리는 방식이 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 한일 정상회담처럼 내용 없는 회담이 될 것이다”며 회의적인 전망을 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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