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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일을 낭비했다…與 계파선만 드러낸 공천 100일전쟁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특별기구를 만들어 논의하든지,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리라 보고 있다(지난해 9월 29일).”

그로부터 정확히 100일(7일)이 지났다. 새누리당 공천 100일전쟁의 시작, 끝이다. 진통 끝에 출발한 새누리당 공천룰특별위원회가 사실상 이날 활동을 종료했다. 합의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정쟁(政爭)으로 귀결된 100일이다. 명칭, 위원장 인선, 위원 구성 등 출범 단계부터 곳곳마다 갈등이 불거졌고, 논의 과정에서도 계파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100일을 보냈다. 100일의 공천실험은 끝내 미완의 실험이었다. 


▶1일째(지난해 9월 30일) =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에 정치인생을 건 시기였다. 논란은 안심번호제로 옮겨갔다. 안심번호제는 국민공천제와 별개인 기술적 사안이지만, 계파 간 민감한 분위기에 편승해 청와대와 김 대표 간 갈등으로 비화됐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공방은 반복됐고, 결국 공천룰특별위원회를 신설해 이를 논의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다음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7일째(지난해 10월 5일) = 김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특별위위원회 위원장직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비박계, 친박계의 두 수장이다. 서 최고위원은 “이제 용서하지 않겠다 앞으로 조심하라”고 했고, 김 대표는 “국민 앞에서 그만하라”고 반격했다. 김 대표는 황진하 사무총장을, 서 최고위원 등 친박계는 최고위원 중에서 위원장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70일째(지난해 12월 7일) = 진통 끝에 황진하 사무총장이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김태호 최고위원, 이주영 의원 등을 친박계에서 추진했지만, 이들이 모두 고사했다. 친박계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위원장 임명에만 두 달 가까이 시간을 허비했다. 마땅한 대안이 없던 친박계는 황 사무총장에 동의하는 대신 결선투표제 도입을 요구했다. 또 하나 폭탄이 더해진 셈. 이때 거론된 결선투표제는 향후 특위가 끝날 때까지 주요 쟁점이 된다.

▶85일째(지난해 12월 22일) = 공천특별위원회가 특별위원 인선을 마치고 첫 회의를 열었다. 13명의 특별위원 구성을 보면 계파별 안배가 뚜렷했다. 물리적으로 친박, 비박계를 고르게 분포시켰다. 이미 특별위원 구성에서부터 계파 대리전의 한계를 보였다. 갖가지 공천룰마다 계파별로 의견이 갈렸다. 명확한 결론 없이 7차례 회의를 열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지난 6일 마지막 회의에서 특별위원 직을 사퇴했다. 그는 “공천특위 구성이 기계적 계파 배분으로 인해 계파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했다”며 사퇴 이유를 밝혔다. 이미 출범 때부터 예고된 파국이었다.

▶100일째(1월 7일) = 공천특위는 시살싱 활동을 종료하고 최종 합의 결과를 이날 최고위원회에 보고했다. 여론조사 비율, 정치신인 기준, 안심번호 도입, 결선투표제 가산점 방식 등 주요 쟁점은 모두 합의를 보지 못했다. 황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결론나지 못한 사항은 최고위에 보고하고, 최고위에서 결정해 의원총회로 갈 사안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100일을 보낸 채 공천룰은 다시 최고위 손으로 넘어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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