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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접관’ 이한구-‘면접자’ 김무성...금주 시험치른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살생부 파문’은 시작에 불과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사과로 재빨리 봉합 수순에 들어간 새누리당이다. 외견상으론 그렇다. ‘해프닝’으로 급정리하려는 이번 파문은 새누리당 계파 갈등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야권 분열로 총선 주도권을 잡았었지만, 여권 역시 내부 분열이 격화되면서 이 같은 주도권도 희석되는 분위기다.

우선 외견상으론 살생부 파문은 잠잠해졌다. 김 대표는 3ㆍ1절 기념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종료됐느냐?) 그렇다”며 “더이상 그런 데에 신경 쓸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친박계의 비판에 대해서도 “여진이란 게 있는 거니까”라고 했다.

친박계 역시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 말처럼 여진은 남았다. 김 대표의 ‘실제 의도’를 두고 물음표까지 지울 생각은 없어 보인다. 김 대표를 흔들 카드로는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친박계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2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할 정도로 아쉬운 마음”이라며 “일단 (실체가 없다고) 결론이 났지만 당 대표가 왜 그리 말했을까 하는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진=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번 파문은 계파갈등이 없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얼마나 ‘허약’한지 여실히 보여준 계기였다. 당 내분을 격화시켜선 안 된다는 ‘심리적 마지노선’은 구체적인 이름이 언급되는 순간 속절없이 무너졌다.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을 비롯, 살생부 파문에 거론된 비박계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친박계 역시 역으로 ‘비박계의 조작극’을 공공연하게 거론하며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실체가 불명확한 없는 ‘찌라시(정보지)’만으로도 당이 뒤흔들렸다.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조짐이다. 이번 파문으로 무게 추는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쏠리게 됐다. 이 위원장은 이번 주부터 구체적인 공천 탈락자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선거구 획정안이 이날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조정된 선거구를 바탕으로 추가 공천 신청을 접수한 뒤 우선추천ㆍ단수추천 지역 등을 발표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경선 방식도 정하게 된다. 사안마다 계파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다.

김 대표와 이 위원장의 대면도 예정돼 있다. 김 대표의 공천 신청자 면접 때문이다. 김 대표의 지역구는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조정대상에 포함됐고, 이에 따라 조정된 선거구 면접 일정에 김 대표도 포함될 예정이다. 김 대표 역시 면접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묘한 신경전이 예고된다.

우선추천 지역 선정도 비박계 내에선 여성이나 장애인 배려 외에 비박계 견제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경선 규칙에선 여론조사 비율 등을 두고 이른바 진박(眞朴ㆍ진실한 친박)의 입성에 유ㆍ불리한지가 관심사다.

결국, 살생부 파문은 ‘휴전’ 상태일 뿐 이미 계파 간 대립이 임계치에 달해 있어 작은 사안만으로도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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