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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격전지를 가다-노원병] 대권잠룡, 야권분열로 상계동 적자(嫡子)에 뒷덜미 잡힐까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골리앗과 다윗의 대결이라 할 만하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이 ‘대권잠룡’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이겨도 본전’인 이번 싸움에서 자신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정치 신인들과의 대결이 결코 달갑지 않다. 더욱이 야권의 강세지역인 노원병에서 야권분열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현장의 민심은 흔들리고 있었다.

▶안철수 “3자 구도 전혀 두렵지 않아”…. 여유만만=“좋은 경쟁을 통해 상계동을 더 잘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안 대표는 이 전 비대위원과 이 전 혁신위원의 노원병 출마에 대한 생각을 묻자, 미소를 머금고선 담담한 어조로 짧게 답했다. 무관심의 표현이었다. 지역구 일정에 동행한 안 대표 측 관계자 또한 “대표님은 야권 분열에 따른 3자 구도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경쟁구도가 성립한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는 최근 상계중앙시장 인근 상가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스타 정치인’의 면모를 드러냈다. 상인들은 안 대표가 가게로 찾아오자 “연예인 같으신 분이다”, “잘생기셨다”며 함께 셀카를 찍으려고 스마트폰을 꺼내 들곤 했다. 반면, “4년간 얼굴 보기 힘들었으니 이제 좀 잘해라”, “방송에서만 보다가 여기서 보네”, “왜 이리 보기가 힘들어” 등 창당 후 뜸해진 발걸음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처럼 안 대표를 바라보는 지역구민들의 마음은 애증에 가깝다. 그의 재선을 바라면서도 지역구 활동에 소홀해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상계2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김모씨(31)는 “노원구에 태어나 20년 이상을 살았지만, 안철수 대표가 지역구에 큰 기여를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면서도 “재선이 되면 그간의 소홀함을 만회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했다. 


이준석, ‘상계동 적자’ 자임…. 야권분열 틈타 제2의 홍정욱 노린다=“화면보다 훨씬 잘 생겼죠?”

이 전 비대위원이 마들역에 있는 선거사무소 인근 상가를 돌 때면,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TV에서 많이 뵈었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기성 정치인이 주는 이미지를 피하고자 당명과 이름이 박힌 점퍼 대신 빨간색 목도리를 두르고 지역구민들을 만나고 있다. 신선함과 젊음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그는 야권이 강세인 노원병에서 ‘제2의 홍정욱’을 꿈꾸고 있다. 제도권 정치 밖에서 꾸준히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미국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다는 점이 홍 전 의원과 같다. 노원병이 야권분열의 상황을 맞은 점 또한 비슷하다. 홍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과 진보신당 후보로 야권 표심이 분산된 상황에서 승리를 거뒀다. 당고개역에서 만난 김 모씨(60)는 “홍정욱도 똑똑한 사람이라고 해서 뽑아준 것인데 이준석도 비슷한 이미지 아닌가”라며 “이번에는 이준석에게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비대위원은 자신이 상계동 출신인 점을 장점으로 내세워 유세하고 있다. 그는 “후보 중 상계동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안 대표가 대권후보이지만, 지역밀착형 국회의원이면서 전국정당화까지 이끌어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동학, 당내 경선 파고 넘어 노원병 다크호스 역할 할까=“안녕하세요 이동학입니다 파이팅!”

이동학 전 혁신위원은 안 대표와 이 전 비대위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그는 상계동 주민센터 강좌나 노인정 등 소규모 모임을 주로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반응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이 전 혁신위원의 명함을 받는 사람 중 몇몇은 명함을 유심히 보고선 “결정된 건가요?”라며 경선 결과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다. 더민주에서는 이 전 혁신위원을 비롯해 황창화 전 국회도서관장, 양건모 서울시 혁신평가위원회 위원 등이 노원병에 출사표를 던져놓고 상황이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중앙당의 본격적인 지원을 받게 되면 다크호스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금은 안철수와 이준석 후보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후보로 결정되면 지지율이 오를 것”이라며 “막판에는 안 대표와의 연대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여론조사(KBS 2/15, 그 밖의 사항은 종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에서 이 전 비대위원과 안 대표가 지지율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11.5%의 낮은 지지율이 뜻밖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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