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이슬기 기자]윤상현 의원의 전화 녹취록 보도 소식을 전해들은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일단 윤 의원의 막말 통화가 공천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취중 개인적 통화에서 나온 발언이라면 공관위에서 문제삼을 만한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의 발언도 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8일 당사에서 진행된 공천면접심사가 끝난 후 기자들로부터 윤 의원의 전화 녹취록 보도 소식을 전해 들었다. 직전 한 종편 방송뉴스는 윤 의원이 지난달 27일 한 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김무성이 죽여버리게. 죽여버려 이 XX, 다 죽여”라고 말했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윤 의원은 “내가 당에서 가장 먼저 그런 XX부터 솎아내라고,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 버리려 한 거야”라는 등 거친 표현을 했다.
이런 내용의 뉴스보도를 기자들로부터 전해들은 뒤 이한구 위원장은 “그런 부분(윤 의원의 막말 통화)이 공천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공천 심사엔 너무 많은 요소 넣으면 심사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김무성 대표 측에선 ‘해당행위’로 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자기끼리 개인적인 얘기했는지 아닌지 모르지 않느냐, (상대가)누군진 몰라도 친구나, 술 한잔 먹고 한 것 아니냐”고도 반문했다. 일단 취중 개인적 통화로 받아들이고 그렇다면 크게 문제삼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막말 통화 파문 직후 이와 관련해 윤 의원과 통화하거나 이야기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나한테 그런 이야기 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했다.
한편,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직후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사과했다. 윤 의원은 “2월 27일은 아침 신문을 통해 김무성 대표가 친박 핵심으로부터 현역의원 40여 명의 물갈이 명단을 전달받았다는 말을 김 대표가 직접 했다는 뉴스를 접한 상태였다”며 “절대 그런 일이 없고, 있지도 않은 일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알려져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그날 저녁, 취중에 흥분한 상태에서 그러한 억울함을 토로하던 중 잘못된 말을 한 것 같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그 같은 실언으로 마음을 아프게 해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은 역시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윤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먼저 당대표에 대한 증오서린 욕설과 폭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에 대해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당이 뭉쳐도 모자를 판에 당대표를 흔드는 것을 넘어 욕설에 폭언, 공천 탈락까지 운운하는 것은 도의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는 망동이자 총선을 앞두고 당을 분열시키고 당의 힘을 약화시키는 도저히 용납해서는 안 되는 해당행위”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발언을 한 윤상현 의원은 누구와 통화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밝히고, 당윤리위원회에서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징계를 내려 다시는 이러한 해당행위가 용납되지 않고 우리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정당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의 의지와 실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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