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측 성명이나 방송에 나오는 문구가 아니다. 우리 측 민간 싱크탱크인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이 9일 오전 북한의 핵탄두 경량화 성공 주장에 대해 분석한 결과다.
국내 북한 연구분야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정 실장은 9일 오전 북한이 발표한 핵탄 경량화 관련 내용에 대해 “북한이 이번에 발표한 것은 소형화된 핵탄두의 양산 체제를 실현했다는 의미로, 핵탄두 소형화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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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9일 오전 공개한 소형화된 핵탄두 [출처: YTN 방송캡쳐] |
그는 “북한 핵탄두 소형화 성공을 전제로 한다면 북한은 이제 남한 전역을 상대로 핵탄두 탑재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단계에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그는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하려면 대기권 재진입기술 등 첨단 기술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핵탄두를 단거리 미사일에 탑재하는 기술은 북한이 이미 보유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실장은 북한이 9일 오전 소형화된 핵탄두와 함께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서도 “북한이 기존에 공개한 KN-08과 모양과 구조가 상당히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의 ICBM 기술도 훨씬 진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 연구 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과 만나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핵탄을 경량화해 탄도 로켓에 맞게 표준화, 규격화를 실현했다”며 “이것이 진짜 핵억지력”이라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핵탄두 소형화의 기준은 약 1t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면, 북한이 보유한 다양한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게 돼 북한의 국제적 핵위협이 더욱 증대된다.
북한은 현재 약 2000여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약 300~700㎞)은 남한 일대, 노동 미사일(약 1200㎞)은 일본, 무수단 미사일(노동 미사일 개량형: 사거리 약 3500㎞의 중거리 미사일)은 미국 괌기지까지 타격 가능하다. 사거리 1만㎞ 가량의 ICBM인 KN-08은 미 본토까지 사정권이다.
ICBM에 핵탄두가 탑재되려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고열에 견딜 수 있는 첨단 기술이 추가로 개발돼야 한다.
이에 대해 현재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 ICBM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단ㆍ중거리 미사일에는 핵탄두 탑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정 실장의 분석이다.
우리 군도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가 성공하면 당장 북한 단거리 미사일의 위협이 증대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실제로 북한 핵탄두의 소형화가 실현됐는지 여부가 문제”라며 “만약 그렇다면 스커드 등 단거리 미사일의 위협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스커드 미사일은 약 1t 내외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 북한이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된 초기 수준의 핵탄두(무게 4~4.7t)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북한의 첫 핵실험(2006년 10월) 후 10년간 핵탄두 소형화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sooha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