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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선택의 길 D-1…유승민 불출마와 무소속 사이…
친박-비박 구도 정치현실서 쉽지않은 ‘유승민 정치’…
후보자 등록 24일, 이젠 결단만 남아…



유승민의 정치인가 박근혜의 정치인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침묵하고, 새누리당도 입을 닫았다. 불편한 침묵은 이제 연명할 시간도 없다. 결단의 날. 기로에 섰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 성장했다. 2005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으로 집중 조명받은 그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때도 함께 했다. 그의 시작은 ‘박근혜’였다.

조금씩 멀어졌다. 가까울수록 상처받는 인연이 있다. ‘쓰면 쓰다’고 말해야 하는 그의 정치적 스타일은 ‘내 사람’이 명확한 박 대통령과 어긋났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란 ‘소신’은 ‘배신’으로 돌아왔다.

말하는 이는 ‘고언’이라 하고, 듣는 이는 ‘배신’이라 읽었다. 단 5개월 만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유 의원은 “법과 원칙, 정의”를 내세웠다. 유 의원이 핵심 정치인으로 부각된 때다. 역설적으로 유 의원을 이렇게 키운 것도 박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 정치는 ‘유승민의 정치’가 아니다. ‘박근혜의 정치’다. 현재권력에 맞선 카타르시스가 유 의원을 향한 관심의 근원이다. 여전히 구도는 ‘친박(親朴)과 비박(非朴)’일 뿐, ‘친박과 친유(親劉)’가 아니다. 박근혜냐 아니냐. 내 편과 네 편을 나누는 중심에는 여전히 ‘박근혜’가 있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유 의원이 장고에 들어간 건 20대 총선 당선 여부가 아니다. ‘박근혜의 정치’를 깨고 ‘유승민의 정치’를 시작하는가, 진정한 기로는 여기에 있다. 새누리당이 침묵하는 건 ‘박근혜의 정치’로 마무리하고자 함이며, 유 의원이 침묵하는 건 ‘유승민의 정치’를 고민하기 때문이다.

이미 경선할 시간은 허비했다. 의도적 지연이다. 새누리당은 22일 공천관리위원회, 최고위원회의를 연이어 열고 유 의원 거취를 결정한다. 유 의원을 탈락시키거나 무공천 지역으로 남길 가능성이 거론된다. 후보자 등록이 24일이기 때문에 더는 미룰 시간도 없다.

유 의원의 선택도 두 가지다. 불출마하거나 무소속으로 나올 수 있다. 선택의 기회비용은 크다. 당선 여부가 아니다. 무소속을 선택하는 순간, 그는 ‘유승민계’를 짊어지게 된다. 당선 이후 새누리당으로 복귀하면 이제 그는 ‘유승민의 정치’를 시작해야만 한다. 성공도 실패도 그의 몫이다. 무소속 출마의 무게감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이상돈 국민의당 선대위원장, 진영 더민주 의원. 한때 모두 박 대통령 측근으로 불렸던 이들이고, 이젠 이들이 박 대통령을 향해 칼을 겨눈다. 그들의 정치는 새누리당을 떠난 정치다.

이와 달리 현재 유 의원의 미래는 새누리당 안에 있다. 총선 그 이후를 그려야 하는 기로에 섰다. 그래서 더 험난하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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