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김 대표 자택을 방문했다. 김 대표에게 심야 중앙위원회 상황을 보고하기 위해서였다. 1시간쯤 후에 자택 밖으로 나온 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리는 비대위 회의에 참석해 비례대표 순위 확정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순조롭게 당무복귀가 이루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10시 30분을 전후해 상황이 돌변했다. 김 대표 측근으로부터 ‘사퇴설’이 나왔다. 국회로 돌아온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비대위 시간을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김대표 사퇴설은 어디에서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구기동에 진을 친 기자들이 사실 확인을 위해 김 대표 자택의 벨까지 눌렀지만 굳게 닫힌 문을 열릴 줄을 몰랐다.
김종인 대표 사퇴설이 퍼지자, 문재인 전 대표가 움직였다. 이날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문 전 대표는양산 자택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울로 향했다. 김해공항에서 문 전대표는 11시 50분쯤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
22일 오전 김종인 대표 자택에서 면담을 가진 후 브리핑하는 김성수 더민주 대변인.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 |
경남 창원에서 급거 상경해 구기동을 찾은 문재인 전 대표.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 |
오후 3시경 자택을 나서는 김종인 대표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 |
자택을 나선 직후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이야기하는 김 대표. [사진=박해묵 기자 mook@heraldcorp.com ] |
국회에 돌아왔던 김성수 대변인도 다시 구기동으로 향했고, 문재인 대표는 오후 1시 17분쯤 김 대표 자택에 도착해 김 대변인의 안내를 받으며 집으로 들어갔다.
문 전 대표는 45분간 김 대표와 면담을 끝낸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어려운 시기에 우리 당의 비대위를 맡아 우리 당을 살려놓다시피 했다”며 “이제 마무리를 잘해주셔야 지금까지 했던 일들의 의미가 살아나는, 이른바 화룡점정을 잘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한 일까지 다 허사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대표는 김 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한 확답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김 대표가 오후 3시 비대위 회의에 참석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전하며 “마지막 결정을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지만 좋은 결정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사퇴 등) 결정은 종합적으로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부터 칩거하다가 22일 오후 3시 서울 구기동 자택을 나온 김 대표는 “결정은 종합적으로 발표할테니까 지금 나한테 답을 들으려고 하지 마라, 얼마 안 가서 결심한 바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굳게 닫혔던 자택 문을 연 시간은 문 전대표가 국회를 향해 출발하고도 40분여가 지난 오후 3시쯤이었다. 김 대표는 아침 일찍부터 기다렸던 기자들에게 “(사퇴 등) 결정은 종합적으로 발표할테니까 지금 나한테 답을 들으려고 하지 마라, 얼마 안 가서 결심한 바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대위에 가서 그 동안 (비례대표공천안 관련) 설명을 듣고 나 나름대로의 소회를 밝히고 회의를 마치려고 한다”고 했다. 소회는 “(취임 후) 두 달 동안 그 동안 한 일에 대한 소회”라고 말했다.
중앙위가 김 대표의 비례대표공천안에 대해 반발한 것에 대해서는 “뭐, 난 무슨 의도에서 (반대) 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동안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산 사람인데, 나를 욕보게 하는 것은 절대 용납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0분쯤에 국회에 도착해 비대위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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