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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빼는 정의당, 216호에서 마지막 회의…“소수당 정말 서럽다”
 -정의당 원내대표실이었던 216호, 18일부터 국민의당 대표실로

-심상정 “국회 공간배분도 민주적 원칙 적용돼야”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오늘 상무위원회가 216호, 이 자리에서 열리는 정의당의 마지막 회의가 될지도 모릅니다”

심성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18일 국회 본청 216호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본청 216호는 전날까지만 해도 정의당 원내대표실이었고 정의당은 각종 토론회ㆍ회의ㆍ기자회견을 줄곧 이곳에서 진행해왔다. 하지만, 216호의 팻말은 이날 오전 국민의당 당 대표실과 비서실로 바뀌었다.

국회 사무실 배정 및 관리에 관한 규정에 따른 절차다. 규정에 의하면, 3인 이상 의원으로 구성된 정당은 국회 본청 및 의원회관의 공간을 제공받게 된다. 또 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따라 공간 크기가 크게 달라진다. 교섭단체 정당이 새로 입주하면, 약 200㎡(60평)의 면적을 배당받지만, 비교섭단체라면 약 66㎡(20평) 내외에 그친다.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 국민의당 당대표실이 마련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216호의 주인이 바뀐 것과 관련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원래 (216호는) 국민의당 몫이었는데 정의당에서 임시로 사용하던 것을 국민의당이 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석수 20석으로 신고된 국민의당도 이제서야 규정에 맞게 본청 내 공간 할당받은 셈이다. 또 이번 총선에서 38석을 얻은 국민의당은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기존 면적에 약 2배에 가까운 공간을 배정받게 된다.

19대 국회에서 5석에 불과한 소수당인 정의당은 20대 국회에서도 1석이 늘어나는데 그쳐 공간을 더 배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심 대표는 이를 두고 소수당의 서러움을 토로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교섭단체 위상에 걸맞은 사무와 회의공간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선 존중하지만, 공간배분을 둘러싼 큰 정당들의 힘겨루기가 왜 정의당의 유일무이한 회의 공간을 박탈하는 것으로 결론나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간배분 역시 힘의 논리가 아니라, 민주적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며 “원내정당들의 최소한의 사무ㆍ회의 공간을 선배정하고 수적 논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그동안의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울분을 토해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낸 협조 공문의 일부분. 정의당은 더민주뿐만 아니라 국회의장, 새누리당, 국민의당에게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사진=정의당 제공


정의당은 이러한 상황이 올 것을 예견해 지난 12일 국회사무처와 각 당 대표실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단 한 곳에서도 답변을 듣지 못했다. 소수당의 이러한 문제를 놓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지 않는다면, 정의당은 사실상 본청에서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다. 정의당은 당장 내일 회의 장소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한창민 대변인은 통화에서 “정말 많이 서럽다. 월세 사는 사람들이 대책도 없이 건물주에 의해 쫓겨나는 기분”이라며 “사회적 모순이 국회 내에서도 개선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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