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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20대 초선이다] 금태섭 당선자 “당내 배타적 문화 존재, 친노 이름붙이는 건 문제”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인터뷰를 하는 내내 기자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대답이 끝날때마다 부끄러운 듯 다시 고개를 떨어트린다. 낯을 가린다고 했다. 조금은 움츠린 듯한 어깨, 놀란 듯 한 큰 눈, 막 목욕을 마치고, 한켠에서 우유를 마시고 있을 것 같은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라면 딱 맞다.

순한 인상의 그지만 무서운 남자다. 제일 쎄다는 대한민국 검사출신이다. 그것도 검찰 눈 밖에 나 조직을 박차고 나온 사람이다. 지난 2012년 안철수 바람이 불었을땐, 안철수의 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금태섭<사진>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를 19일 여의도에서 만났다. 지난 1월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를 선두로 탈당행렬이 이어질 때, 그는 “노(No)”라며 당 잔류를 선언했다. 그리고 서울 강서갑 민심의 선택을 받아 현역 신기남(민주당), 구상찬(새누리당), 김영근(국민의당), 백철(무소속) 후보등 1여다야 구도속에서 살아남았다. 


당잔류? 강한 여당 필요…안철수 명분 없어=안 대표를 따라 당을 나가지 않은 이유부터 물었다.

“1월쯤 안 대표가 전화로 국민의당으로 오라는 권유를 했어요. 잘하시길 바라지만 저는 여기 남겠다고 했어요. 안 대표가 당시 ‘금 변호사는 심지가 굳은 사람이고 오래 생각해서 결정하는 사람이지만, 국민당에 왔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안갔습니다. 이번 선거끝나고 전화드렸어요. 선전 축하드린다고. 앞으로 잘하시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박경철, 금태섭 등  ‘안철수의 남자’라고 불린 사람들은 왜 연을 이어가지 못하냐고 물었다. 그는 이 질문에 “제가 책에서 밝히긴 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당의 대표인 분에 대해서, 말씀드리는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부를 묻고, 연락을 계속 하는 것과 그의 사람으로 남아 있는가는 다른 문제”라고 덧붙였다.

금 당선인은 “야당은 강해야한다는 생각”때문에 남았다고 했다. 그리고 당을 나간 안 대표의 이번 선택에 명분이 없다고 했다. 그의 말이다.

“저는 야당이 기본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선 강한 야당이 필요합니다. 대선 전 정권교체를 위해서 안철수 대표를 도왔고, 합당을 한다고 했을때도 고민했지만 다시 도왔습니다. 리더말을 따라야할 때가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에서 다 따랐습니다. 하지만 안 대표가 총선을 3달앞두고 2년전과 같은 길을  걷겠다고 했을때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금 당선인은 대중적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이다. TV 방송출연전에 이미, 서슬퍼런 검찰조직내에서 ‘삐딱선’을 타 유명세를 치렀다. 현직검사시절, 한 매체에 ‘현직검사가 말하는 수사받는 법’을 기고했다. 검찰이 ‘수사방해’라고 주장하면서, 결국 이 시리즈는 1회에 그치고 말았고 그는 한직으로 쫓겨난다. 그리고 검찰을 관뒀다.

꿈이 뭐냐고 물었다.

“자유롭게 사는 편이지만, 직업윤리엔 철저한 편입니다. 공직이기 때문에 지역과 정치에 기여할 수 있길 바라는게 꿈이자 목표”라는 초선에게 요구되는 모범답 같은 대답에,“어려운 관문을 뚫었는데 나중에라도?”라고 다시 묻자 “허허”웃는다.

“호남패배는 우리 모두의 책임”…“문 광주 발언은 아쉬워”=국회의원으써 힘이 있으려면, 받쳐주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소위 끈이고 계파다. 더민주안에는 친문재인, 친정세균, 친손학규, 친박지원계, 친김종인계 등 갈래갈래 찢어진 계파가 연고(?)없는 초선들을 향해 두팔을 벌리고 있다. 그는 “계파에 속해있지 않고, 속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그리고 초선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정치 변화”라는 답을 내놨다. 그는 “야권 진보진영을 얘기하면, 진영논리가 가장 문제로 지적된다”라며 “복잡한 세계속에서 답은 하나가 아니다. 네편 내편 나눠서 상대방 말을 듣지 않는 게 문제”라고 했다.

금 당선자는 친노패권이 존재하냐는 질문에 당에 대한 배타적인 문화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것을 친노라고 이름 붙이는건 문제가 있다고 했다. 금 당선자의 얘기다.

“야당내 배타적 문화 있는게 사실이에요. 우리당 오는 인재들을 포근히 감싸고 환영하기보다는 과거의 여당에 몸담은 것을 문제 삼고 ‘나는 30년전에 데모하다 구속됐는데 너는 뭐했냐’ 이런식 문화가 있습니다. 이런 문화는 없어지지 않으면 외연 확장에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친노라고 이름 붙이는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는 친노, 친문에게 호남패배의 책임을 묻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이와함께 현재 당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김종인 대표의 합의 추대문제에 대해선, “기본적, 원칙적으로 정당대표는 선출되야 한다”면서도 “지금부터 한 방향으로 정하는 것보다 충분히 얘기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남 패배의 책임은 우리모두에게 있다”면서 “하지만 문 대표가 호남에서 발언한 것에 대해선 (왜 그런 발언을 했을까라는 생각에)개인적으로 아쉽다”고 했다.

“금수저지만…약자편에 설수 있어”=그는 아버지가 판사를 지내고, 본인은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패스한 이른바 ‘금수저’다. 특히 그가 등록한 재산은 77억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총선기간 동안 다른 후보들로부터 시달리기도 했다. 과연 금수저인 그가 약자를 대변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올바른 법조인으로서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 얘기와 함께, 물질적 풍요를 함께 물려주셨습니다. 저도 법조인 생활을 20년하면서 모은 부분도 있습니다. 부끄러운 재산은 아닙니다. 다른 많은 사람에 비해 혜택 받은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그 이상을 사회에 기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셨습니다. 노력해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저도 노력해서 성공한 편인데 그게 약자를 돕는데 하자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혜택을 받은 것에  안주하려고 들면 사회구성원으로의 역할을 못하는 것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입니다. 약자를 대변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제가 해야될 역할이기도 하고요.”

20대 국회가 등원하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일로, 형사소송법을 개정을 꼽았다. 약자가 변호사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제도적인 헛점을 바로 개선해야 된다는 것이다.

“힘없는 사람 조사 받을때 도움 받으라고 변호사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검찰에 조사받을때,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비슷한 수준 의 나라 중 대한민국만 유일합니다. 지금은 변호사가 뒤에 앉아서 검사가 때리거나 욕하는 것을 못하도록 지켜만 볼수 있습니다. 취조받을때 변호사는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어떤 논리로도 말이 안됩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낼 예정입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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