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與, 알맹이 없이 구호뿐인 ‘혁신’
새누리당이 지난 3일 원내대표ㆍ정책위의장 경선을 치렀다. 경선에 나선 세 후보들은 자신의 비전과 역량을 당선자들에게 설명하고 서로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화두는 역시 ‘계파 청산’과 ‘혁신’으로 모아졌다.

4ㆍ13 총선 참패의 원인을 묻는 공통 질문에 대한 정진석 당선자, 나경원, 유기준 의원의 교집합은 ‘공천 파동과 계파 갈등’이었다. 정 당선자는 총선이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었다는 점, 유 의원은 체감 경기 부진을 다른 원인으로 꼽았고 나 의원은 계파 패권주의를 거듭 강조하는 등 어조는 달랐지만 친박, 비박으로 나뉘는 계파 갈등은 공공의 적으로 지목됐다.

세 후보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택한 ‘만능 열쇠’는 ‘혁신’이다. 그들은 “당이 변화하고 혁신해야 한다”고 토론 내내 힘을 주어 말했다.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가 자신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어떻게 혁신하겠다는 것인지는 뚜렷하지 않았다. 구호만 있지 알맹이는 없었다.

나ㆍ유 의원은 당을 혁신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와 별도로 상시적인 쇄신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새로운 기구가 혁신을 보증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새누리당은 보수혁신특위를 설치하고 상향식 공천, 불체포특권 제한 등 개혁 과제를 내놨음에도 큰 소득이 없었다.

원내대표로 선출된 정 당선자는 비대위 구성부터 분명한 답을 유보했다. “혁신형 비대위일지, 전당대회 관리형 비대위일지가 중요하다”면서도 “내 사견이 아니라 의원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다. 대신 자신의 ‘용기ㆍ배짱ㆍ뚝심’으로 당을 혁신하겠다고 했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20대 국회에 입성한 당선자 122명 가운데 119명에 달한다. 포털 사이트에서 경선 현장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집권여당의 비상 사태를 해결하고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내 협상을 책임질 대표주자를 뽑는 중차대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당의 혁신을 바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에 후보들이 내놓은 토론과 대책은 빈약했다. 그래도 정 원내대표는 결국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했다. 부족했던 토론과 계획을 실천으로 채워가길 기대한다.

ye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