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광주에서 열린 5ㆍ18 기념식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계파 안배 같은 개념이 없다”고 말했다. “비대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친박계를 포함하지 않을 것이 않은 게 실책이었다”는 당 일각의 주장을 전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전국위가 무산된 의미가 뭔지 조금 파악을 해보고, 제 나름대로 평가를 해봐야겠다”며 “어제 상황은 전혀 예기치 못한 일을 만나서…무슨 일인지 알아봐야 한다”고 거듭 당황스러운 속내를 드러냈다.
정 원내대표는 당초 전날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잇달아 열고 자신이 주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장 인선을 추인받으려 했다. 그러나 당일 전국위는 친박계 다수가 불참한 가운데 개회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파행했다. 비대위와 혁신위원장에 비박(非박근혜)계만 다수 포함되고 친박계는 배제됐다는 것이 친박계의 전국위 ‘보이콧’ 이유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는 친박계 초재선 의원 20여 명이 모여 기자회견을 자청, “비대위 및 혁신위원장 인선을 원점 재검토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비대위 인선이 과연 국민 명령에 부합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내용은 급조됐고, 절차는 하자를 안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당시 주장이다. 이들은 또 “우물 안 개구리식 인선은 우물 안 개구리식 혁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비대위 및 혁신위원장 인선을 주도한 정 원내대표 등을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의 ‘무계파론’에도 불구하고 친박계는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는 분위기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비대위 구성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며 정 원내대표의 인선으로 전국위 파행의 책임을 돌렸다. 그는 “(김용태 의원과 비대위원 내정자들이) 총선 참패 원인을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에게만 돌리는데 그런 것들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쪽에만 (총선 참패) 책임이 있다고 얘기하는 편협한 분이 혁신위원장을 맡으면 앞길이 뻔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yesye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