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비대위 논의 시작조차 못해


새누리당에서 탈당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여야간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복당 문제 해결에 들어가겠다고 했으나 이를 다룰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아예 논의를 시작조차 못했다. 9일로 혁신비대위 출범 일주일째를 맞았지만 활동의 중심축이 ‘민생 행보’로 기울면서 계파청산과 당지도체제 개편 등 전면적인 혁신안을 과연 마련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별다른 근본 처방 없이 향후 당운영이 다수파인 친박계(親박근혜계) 주도로 이뤄지리라는 지적이다.

국회의장 선출 및 상임위원장 배분 협상이 마무리된 8일 저녁, 혁신비대위 정치분과 소속 의원들이 새누리 당사에 모여 2시간여 동안 첫 회의를 열었지만 다수 의원들이 복당 문제는 거의 거론하지 않았고, 비박계 김영우 의원 정도만 뚜렷한 의견을 개진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9일 본지 통화에서 “지도체제 개편 등 논의를 했지만, 복당 얘기는 안 나왔다”고 말했다.

전날 회의에 참석한 김영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탈당 무소속 의원들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일괄복당 시켜야한다”며 “논의나 토론에 맡길 일이 아니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무소속 의원 개개인의 시시비비를 따져 복당 심사를 한다면 또다시 계파싸움의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유승민 의원을 두고 공천파동이 일어났고 그것으로 총선에 참패했는데, 복당 문제로 시간을 끌면 또 다시 공천파동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총선 민심에 따른다면 일괄복당시키는 게 맞다”며 “복당이든 복당불허든 빨리 결론을 내야 한다, 아니라면 공천파동이 재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허용 여부를 두고 친박계는 “당장은 어렵다”, 비박계는 “하루 빨리 일괄복당”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친박계는 “복당을 시켜 제 1당으로서 국회의장 을 차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으나 국민적인 여론이 부정적인데다가 더민주 측에서 국회의장을 맡는 것으로 결론나면서 얘기가 쏙 들어갔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