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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워크숍 무늬는 정책, 잿밥은 ‘상임위 배분’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새누리당이 10일 과천에서 ‘정책워크숍’을 마련했다. 10시간 넘는 일정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유일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초청해 정부 정책에 대해 듣고 안전ㆍ일자리ㆍ미래먹거리 등 분야별 분임토의를 진행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정책 정당’의 모습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의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주제는 정책보다는 ‘상임위원회 배분’이었다.

이날 오전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는 “내년 대선의 정권 재창출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 우리 당의 성공을 위해 상임위 배분을 치밀하게 하고자 한다”며 “의원들의 신청이 인기 상임위, 비인기 상임위의 편차가 심하니 시도당 별로 편중된 상임위 조정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은 김용태 서울시당위원장, 윤재옥 대구시당위원장 등에게 지역구 의원들의 상임위 신청 조정을 요청했다. 국회는 오는 13일 각 상임위의 위원장을 선출한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10일 경기 과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정책워크숍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원들은 특강 전후 쉬는 시간이 되면 시도당위원장 중심으로 삼삼오오 모여 앉아 상임위 배분에 열을 올렸다. 몇몇 의원들은 현장에 있는 기자들에게 “모 의원 못봤느냐”고 자신의 지역구 시도당위원장을 찾아헤매는 촌극이 연출되기도 했다.

상임위원장도 워크숍의 ‘핫 이슈’다. 여야 원 구성 협상 결과 새누리당은 8개 상임위를 가져가 20대 전후반기 16명 상임위원장을 배출한다. 국회에는 3선급 의원에게 상임위원장직이 돌아가는 관례가 있다. 한데 20대 국회 새누리당 3~4선 의원은 모두 24명으로 상임위원장 자리보다 넘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에 앞서 “야당은 상임위원장 인선을 거의 마친 것으로 들었다”며 “표 대결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상임위원장 후보) 의원들이 서로 이해하고 양보해서 좋은 출발을 국민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을 희망하는 의원들 사이 조율이 성사되지 않아 법제사법위원회, 국방위원회 등은 결국 표결 처리로 상임위원장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법사위는 이종구ㆍ이혜훈 의원이 국방위원회는 김영우ㆍ김학용 의원이 위원장을 희망하고 있다.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로 또 다시 ‘집안 싸움’이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는 원내지도부는 상임위원장을 2년이 임기가 아닌 1년씩 번갈아 맡는 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원내대표는 “(3~4선 의원) 24명이 (상임위원장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염두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후보들을 중심으로 다수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을)1년씩 맡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대해 결국 많은 상임위에서 표결 처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ㆍ경제ㆍ안보 등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워크숍이 정작 의원들 발등에 떨어진 불인 상임위를 주제로 달궈지면서 ‘워크숍 주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적지 않은 의원들이 ‘노동개혁과 일자리 창출’, ‘20대 국회와 대선 전략’ 등을 주제로 진행된 특강 시간에 꾸벅꾸벅 졸았고, 질의응답 시간에 한 명도 질문하지 않고 특강이 마무리 되는 등 워크숍 주제인 ‘정책’에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럴 거면 분임 토의가 아니라 상임위와 계파 청산 같은 시급한 문제에 대해서 난상 자유 토론을 진행해 오늘 안에 상임위 배분을 끝내버리고 혁신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게 낫지 않았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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