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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김희옥 사퇴냐 정진석 사퇴냐 ‘정면대결’ 기류…전당대회도 불투명
친박계 “의총서 ‘일괄 복당’ 재논의 않으면 정진석 사퇴 요구“

김선동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회의 당시 정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오더를 받았느냐’고 김 비대위원장을 압박했다”


[헤럴드경제=이슬기ㆍ유은수 기자] 새누리당 친박(親박근혜)계 의원들이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 복당’ 여부를 의원총회에서 추인 받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무기명 투표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뒤 단 하루만이다. 친박계 의원들은 의원총회가 불발될 경우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퇴까지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를 단 53일 앞두고 당 지도부가 송두리째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가 새누리당에 찾아온 것이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이미 사퇴에 준하는 의사 표명을 한 상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가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에게 귀엣말을 하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1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후 친박계 의원 10여명이 회동을 할 예정”이라며 “의원총회에서 탈당파 의원 7명의 일괄 복당 여부를 추인받으라고 정 원내대표에게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태흠ㆍ이장우 의원 등 친박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이어 “만일 의원총회 추인이 불발되면 정 원내대표가 사태를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정 원내대표가 거취를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실상 사퇴요구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나 “비대위 결정은 지극히 엄단하게 이뤄진 결정”이라며 “복당 문제는 의원총회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의원총회 소집 자체를 거부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재적의원 10분의 1만 모이면 의원총회를 열 수 있다”며 “13명만 동의하면 된다. 명목상으로는 정 원내대표에게 소집 요구를 먼저 하겠지만, 만약 거부하면 의원들을 모아 의원총회를 강행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정 원내대표가 직을 내려놓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거취를 고민하겠다”며 칩거에 들어간 김 비대위원장의 ‘결단’도 새누리당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다. 만약 김 비대위원장의 사퇴를 결심한다면 사실상 새누리당은 당 지도부ㆍ원내 지도부를 모두 잃게 된다. 친박계의 정 원내대표 퇴진요구가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전제 아래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다. 김 비대위원이 당무에 조기 복귀한다 하더라도 정 원내대표와의 대립은 피할 수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비대위원장의 의지에 반해 ‘표결 강행’을 주도한 인물이 정 원내대표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김선동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은 이날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비대위원장이 표현이 점잖으신 분인데, (어제 분위기는) 그 이상이었다”며 “회의의 ‘키맨(key man)’이라고 할 수 있는 권성동 사무총장도 ‘(복당 여부를) 논의만 하는 자리’라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상상하지 않았던 분위기가 닥쳤고, ‘강요’의 분위기가 생긴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 실장은 또 “(정 원내대표가) ‘청와대에서 오더를 받았느냐’는 말까지 했다”며 “김 비대위원장이 평생 범죄와 싸워온 분인데 얼마나 참담했겠느냐”고 했다.

내홍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당초 오는 8월 9일 열릴 예정이었던 전당대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지게 됐다. 차기 지도부 구성에 적용할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개편안을 추인받으려면 의원총회를 열어야만 하는데, 현재 상태로는 정상적인 회의 진행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안건으로 지도체제 개편안만을 상정한다면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일괄 복당안을 안건으로 상정하면 정 원내대표는 리더십을 통째로 잃어버릴 수 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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