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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희옥 칩거ㆍ정진석 사과’…석달전 더민주 ‘김종인ㆍ문재인’과 닮은꼴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6일 일괄복당을 결정한 회의 과정에 불만과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며 칩거에 들어갔다. 사퇴를 포함한 거취를 고민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나흘째인 19일 정진석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과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하고 당무 복귀를 호소했다.

약 석달 전의 더불어민주당 상황과 겹친다. 지난 3월 21일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의 논란에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며 칩거에 들어갔다. 그러자 이튿날엔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가 사태 수습에 나서 급히 지방에서 상경, 김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고 당무 복귀를 요청했다. 문재인 대표의 설득에도 김 대표는 바로 마음을 돌리지는않았다. 그러나 곧이어 예정됐던 회의에는 참석했다. 




김희옥 위원장은 19일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는 수용했지만, 일단 거취에 대한 확답은 하지 않았다. 칩거에 들어갈때의 마음을 완전히 풀지는 않은 것이다. 20일엔 혁신비대위 회의가 예정돼 있다. 김종인 대표처럼 일단 당무에는 복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3개월 전의 더민주 사태와 최근 김희옥 위원장의 칩거가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일단 더민주의 김종인 대표나 새누리당 김희옥 위원장이 당 내홍과 지도부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외부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영입한 인사라는 점, 둘 모두 ’인사’ 문제를 두고 당 내분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모욕감을 느꼈다는 점이 그렇다. 표면적으로는 개인적인 불쾌감의 표현이지만 그 저변에는 당의 계파간 갈당이 깔려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김희옥 위원장의 칩거는 혁신비대위가 일괄복당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다른 비대위원이) 모아진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범죄행위”라는 요지의 정진석 원내대표 발언이 불씨가 됐다. 검사 출신인 김 위원장이 “범죄”라는 말에 크게 모멸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자신을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셀프공천” “노욕”이라는 말이 나온 것을 두고 격노했다. 당시 김종인 대표는 중앙위가 김 대표의 비례대표공천안에 대해 반발한 것에 대해서 “난 무슨 의도에서 (반대) 한 것인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동안 스스로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산 사람인데, 나를 욕보게 하는 것은 절대 용납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었다.

김 위원장은 “범죄”라는 표현에, 김 대표는 “노욕”이라는 표현에 모두 즉각적으로 사퇴를 포함한 거취 고민에 들어간 점도 비슷하다.

수습과정도 비슷하게 전개됐다. 김 대표가 자택에 칩거하자 곧바로 문재인 전 대표가 지방에서 상경해 김 대표와 만남을 요청해 성사됐다. 당시 문 전 대표는 김 대표와 면담을 끝낸 후 기자들과 만나 “정말 어려운 시기에 우리 당의 비대위를 맡아 우리 당을 살려놓다시피 했다”며 “이제 마무리를 잘해주셔야 지금까지 했던 일들의 의미가 살아나는, 이른바 화룡점정을 잘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한 일까지 다 허사가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대표는 김 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한 확답은 듣지 못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19일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역구인 공주에서 급히 상경했다. 강남 모처에서 김 위원장을 면담하고 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위원장님은 평생 법조인으로 올곧게 살아오신 분인데 제가 처음 위원장 맡아달라고 부탁드릴 때도 우리 보수정당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 보수정당의 참담한 결과가 너무 안타깝다 이런 말씀을 하시고 몇 번 고사하시다 맡으셨는데. 내가 잘 못 모신 것 같다, 좀 더 잘 모셨어야 하는데 자책이 든다”고 했다. 또 “마음을 좀 풀어주십사 진심으로 사과드렸고 간곡하게 (당무 복귀를) 호소드렸다”며 “(김 위원장이) 마음이 상하신게 사실이니까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하시고 그랬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사과를 수용했지만, 당무 복귀에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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