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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美와 대화채널 단절 선언…억류 중인 미국인들은?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이 지난 11일 미국 정부에 북-미 간 뉴욕채널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통보하면서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들이 한층 가혹한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은 미국에 보낸 통지문에서 북-미 관계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억류 미국인 문제도 예외가 아니라고 밝혔다.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인은 한국계 미국인 김동철 목사와 대학생 오토 프레데릭 웜비어 등 2명이다. 김 목사는 지난해 10월 나선경제무역지대에서 ‘간첩 행위’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북한 최고재판소는 지난 4월 김 목사가 국가전복음모와 간첩 행위를 감행한 범죄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며 10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웜비어는 북한 여행에 나섰다가 지난 1월 북한 호텔 제한구역에서 선전물을 훔친 ‘국가전복 음모죄’ 혐의로 구금됐다. 웜비어는 지난 2월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를 고백하기도 했다. 북한은 3월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 이 외에도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지난해 12월 ‘특대형 국가전복음모행위’ 혐의로 무기노동교화형(종신노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북한에 억류 중인 김동철 목사]

노동교화형은 교화소에 수감된 범죄자에게 가혹한 노동을 시키는 형벌로, 북한에 2년간 억류됐다 풀려난 케네스 배 씨는 하루 10시간씩 주 6일 농사 관련 고된 노동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배 씨는 중노동으로 체중이 27㎏이나 빠져 평양의 외국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시법에 따라 이들을 처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내놓으면서 이들의 처우는 더욱 열악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북한이 말한 전시법의 실체는 불분명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몇 번 전시법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공시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남한이 제재 조치를 취하자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전시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해 6월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 씨를 전시법을 적용해 추가 조치를 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 다시 전시법을 언급한 것은 전시 상태에 준하는 국면이란 점을 강조해 미국을 위협하는 동시에 공개 협상용으로서 억류 미국인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미국 및 국제사회 주목을 끌어들이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09년 로라 링, 유나 리 두 미국 기자를 억류한 뒤 협상카드로 사용, 특사로 파견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케네스 배 씨의 석방도 제임스 클래퍼 국자정보국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북하면서 성사됐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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