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정부의 사드 배치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신중론을 놓고 당내 이견이 분출하고 있다. 전날 비공개 의원간담회를 통해 격론이 오갔음에도 침묵하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사드 반대론자들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면서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더민주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의원 일동은 1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에 ‘결사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지도부를 향해 명확한 당론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의장인 설훈 의원을 비롯해 홍익표, 유승희, 우원식 등 17명은 성명서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개선 그리고 한국경제와 한중관계의 발전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사드 배치는 잘못된 결정이며, 정부는 원점에서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며 정부ㆍ여당을 향해 ▷사드 배치의 공감대 형성 및 효용성 검토 ▷타당성 점검을 위한 국회 청문회 개최 ▷경제적 파장 검토 ▷중국ㆍ러시아와의 대북공조 대응책 검토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러한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정기 국회에서 사드 관련 예상을 반영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아울러 침묵하는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설훈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가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했는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며 “ 이 문제 하나만 가지고 의원총회를 열어서 입장을 정리하고 이를 대외적으로 분명히 밝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김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사드에 대해 침묵한 것을 놓고 소통의 부재를 지적한 셈이다.

아울러 이들은 사드 배치의 국회 비준동의 여부를 놓고도 김 대표와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았다. 설 의원은 김 대표가 국회비준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 데 대해 “그건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비준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ㆍ여당이 반대할 것 같지만, 그것은 토론을 거쳐서 오히려 정부ㆍ여당을 설득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더민주 지도부는 당내 이견 분출에도 차기 대선 등을 고려해 당론 정립을 주저하고 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집권의 문제를 가장 최우선의 가치로 놓고 있고 집권하고 있는 그런 과정 속에서 우리 당의 열렬 지지자들뿐만 아니라 중간, 심지어는 정치적 반대자들까지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 이런 관점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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