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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감 떨어지기 기다리는 국방부…계획도 준비도 없다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방부가 22일 오후 2시30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성주군이 지역 주민의 뜻을 담아 성주 내 제3 후보지들의 가용성 검토를 국방부에 공식 요청해 왔다”며 “성주군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6개의 부지가용성 평가기준을 적용해 빠른 시일 내에 현재 성주 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 후보지들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항곤 경북 성주군수가 이날 오전 군청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는 성산포대를 제외한 제3의 적합한 장소를 사드배치 지역으로 결정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한 것에 대한 답변격이다.

이로써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위해 지난 3월 출범한 한미 공동실무단이 약 4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발표한 성주 성산포대는 사실상 후보지에서 제외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사드배치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한다”며 “한미 공동실무단이 다시 가동돼 성주 내 제3의 후보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방부는 “한미 공동실무단이 제3의 후보지를 최종 선정하기 전까지는 기존에 선정된 성주 성산포대가 최적지라는 기존 입장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제3 후보지 검토 발표로 사실상 성주 군민의 성산포대 사드배치 반대 여론을 수용한 이상, 다시 성산포대 배치론을 주장하긴 어렵게 됐다. 
[사진설명= 성주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클럽하우스 전경. 사진=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홈페이지]

이로써 이날부터 국방부는 군유지가 아닌 민유지를 대상으로 한 본격적인 부지 선정작업에 나서게 된다.

군 관계자는 “지난 3월~7월 한미 공동실무단은 군유지 위주로 배치지역을 선정했다”며 “그러나 이번에 거론된 제3의 후보지가 대부분 민유지여서 민유지에 대해 검토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검토 대상은 22일 국방부가 밝힌 입장자료에 따르면 ‘현재 성주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제3 후보지들’이다.

이 조건에 따르면, 제3 후보지들은 성주 금수면 염속산, 성주 수륜면 까치산, 성주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등 3곳이다.

3곳 중에서 과연 어느 곳이 가장 유력할까.

국방부는 사드배치 지역 평가를 위해 6가지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6개 평가기준은 작전운용, 주민장비 및 비행안전, 기반시설 체계 운용, 경계보안, 공사 소요비용, 배치 준비기간 등 6가지다.

염속산과 까치산 등은 성주군에 포함돼 있긴 하지만, 도로 여건 등의 문제로 인근의 왜관 미군기지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사드 기지의 특성상 미군기지와 멀 경우 운용상에 효율성이 떨어진다. 만약 이 일대 접근성을 개선하려면 산을 깎고 도로를 내는 등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정부는 공사 비용과 준비 기간 등을 평가 기준에 넣고 있다.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해 보이는 염속산과 까치산이 선택지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에 따라 현재 유력시되고 있는 곳은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이다. 미군기지까지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고, 각종 인프라가 완비돼 있어 공사 및 준비기간도 앞의 두 후보지에 비하면 당겨질 전망이다.

현재 성주 골프장이 유력시되고 있지만,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거의 세우지 않은 상태다.

골프장은 부동산 중에서도 상당히 고가의 부동산에 속한다. 이런 곳에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꺼리는 시설 배치를 앞두고 이런 무대책으로 일관해서 어떤 결과가 초래될 지 우려되는 바다.

국방부 측은 민유지에 사드를 배치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그 토지를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제3의 후보지가 몇 개의 지역으로 압축되면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제3 후보지 평가를 위한 6개 기준에 ‘비용’이 포함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직 후보지가 결정이 되지 않았다”는 대답에 그쳤다.

골프장 부지에 사드 배치를 위한 기본적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다.

국방부는 성주 골프장 측과의 의견 교환도 전혀 나누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 관계자는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러 제3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될 뿐, 아직 (사드 배치 제3후보지로) 확정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만약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되면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중한 우려감을 표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드배치와 관련해 국방부 측에서 어떤 소통도 없었다”며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되는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성주 골프장이 사드 배치지역으로 결정될 경우, 국방부의 소통 부재에 따른 후폭풍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프장 측은 사드 배치에 호의적일까. 역시 아니었다.

골프장 관계자는 “(이곳에) 사드가 배치되면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은 성주 외에 김해, 제주, 부여 등 전국 4곳에서 골프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그룹 중앙연수원 운영 등의 용역을 맡아오다 1993년 부동산 매매 등이 주업무인 롯데개발과 합병됐고 1997년부터 주업종을 골프장업으로 변경했다.

1997년 제주C.C. 사업승인을 받았고, 2008년 김해 C.C., 2009년 성주C.C.를 각각 오픈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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