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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 국방부 “김천에 외부세력 개입” 여론전 vs. 김천 “외부세력 배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방부 측이 사드 제3 후보지 평가에 나선 가운데 사드 유력 후보지로 떠오르고 있는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을 관철하기 위한 여론전을 펴고 있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반면, 김천 시민들은 오는 24일 1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사드 반대 시위를 예고하면서 외부 세력을 철저히 배제하기로 해 국방부가 주민들과의 진정한 소통보다 엉뚱한 계략에 골몰하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23일 “김천시가 대규모 사드 반대 시위를 한다고 들었는데, 이미 김천에는 불순한 외부세력이 상당히 개입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교조, 운수노조 등이 김천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교조와 운수노조가 왜 김천에 개입하느냐는 질문에 “김천혁신도시에 새 학교들이 개교했는데 그 학교들에 재직중인 전교조들이 이 사태에 개입하고, 김천은 전국적 물류도시여서 운수업 종사자들이 많이 거주해 운수노조도 개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 그들도 김천 거주자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긴 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이 성주에 이어 대규모 사드 반대 시위를 예고한 김천 시민들을 기선 제압하기 위해 본격적인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설명= 김천시청 홈페이지 시정건의함 게시판에 김천 시민들의 사드에 대한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사진=김천시청 홈페이지]

앞서 지난 22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여야 지도부를 만나 사드 관련 설명하는 과정에서 ‘김천 시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에 “김천 내부에서도 구도시보다는 김천혁신도시, 신도시 지역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관측된다.

애초에 김천을 구도시와 신도시(김천혁신도시) 지역으로 분리한 뒤 김천 시민의 의견 분열을 일으켜 사드 관철을 비교적 용이하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원래 사드를 배치하려고 했던 경북 성주에서도 성주 군민들의 의견은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였지만, 정부 측이 제3 후보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성주 군민을 한반도 사드배치 반대 측과 제3 후보지 검토 요청 측 등 둘로 나눈 것과 비슷한 접근 방식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천 시민들은 24일 1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사드 반대 시위를 준비하면서 김천 시민 외의 외부인은 철저히 배제하기로 해 국방부 측 여론전을 정면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김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는 오는 24일 김천스포츠타운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사드배치결사반대 범시민투쟁궐기대회에 외부인사 참여를 일절 배제하기 위해 김천 시민들에게만 파란 리본을 나눠주고, 순조로운 행사 진행을 위해 질서요원도 배치하기로 했다.

투쟁위 관계자는 “성주 인구가 4만5000여명인데 김천 인구는 14만명으로 3배 이상 많다”며 “앞으로 예정된 반대 집회에도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평화적 시위를 해도 파괴력은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주에서 열린 사드 반대 시위에는 3000여명이 참가했지만, 김천에서 열릴 시위에는 그보다 3배 이상 많은 인원이 참가할 전망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13일 경북 성주를 사드 최적지로 발표했지만, 성주 군민의 격렬한 반발에 부딪혔다. 그 결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17일 성주로 찾아가 주민 간담회를 가졌고, 이후 18~20일 3일간 성주 주민들이 사드 토론회를 열고 총의를 모은 결과 기존 성산포대 부지가 아닌 제3의 장소를 검토해달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2일 김항곤 성주군수가 국방부에 제3 후보지 검토를 요청했다. 국방부는 같은 날 제3 후보지 평가에 착수했다.

문제는 성주 금수면 염속산, 성주 수륜면 까치산, 성주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 등 3곳의 제3 후보지 중에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이 유력해지면서 발생했다.

이 골프장은 행정구역상 성주군에 속하나 김천시와 더 가깝다.

골프장은 성주군청에서 북쪽으로 18㎞ 떨어져 있으나, 5.5㎞ 반경 안에 김천시 남면 월명리, 부상리, 송곡리와 농소면 노곡리, 연명리, 봉곡리 주민 2100여명이 살고 있다. 또한 1만4000여명이 사는 김천혁신도시와도 불과 7㎞ 거리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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