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봉합이냐 확전이냐…정점 치닫는 ‘保-保 갈등’
대통령비서실 우병우 민정수석과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의 ‘권력형 비리의혹’을 고리로 한 정치-언론권력의 ‘전면전’이자 보수 진영 내부의 ‘보보(保保) 갈등’이다. 최고 통치권력과 언론권력 간에 서로를 ‘길들이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더 나아가 보수 진영 내의 정치세력 분화까지 맞물린 ‘미래권력’(차기정권)을 둔 ‘암투’라는 관측도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봉합’이냐 ‘확전’이냐, 정치권 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린다. 차기를 노리는 정치세력까지 얽힌 ‘파워게임’이라면 권력재편까지 ‘전쟁’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우 수석 비리 의혹을 쏟아낸 조선일보의 선공으로 시작된 갈등은 청와대의 강력한 반격으로 최악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중간에 친박계인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끼어들면서 균형추가 청와대 쪽으로 기울었다. 김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초호화판 여행을 제공받은 언론인이 송 전 주필이라는 폭로를 두 번에 나눠 진행하며 파괴력을 키웠다.

청와대는 30일 확인사살을 했다. 연합뉴스를 통해 “송 전 주필이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대우조선해양 고위층의 연임을 부탁하는 로비를 해왔다”며 송 전 주필을압박했고, 결국 조선일보는 송 전 주필의 사표를 이날 수리했다.

청와대는 31일에도 우 수석의 거취에 대해 타협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같은 강경 입장에는 박근혜 대통령 특유의 원칙과 소신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쏟아졌지만 입증된 것은 없다”며 “뭔가 의도를 갖고 제기한 의혹에 타협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원칙과 소신에 벗어난다”고 했다.

이제 조선일보의 반격이 주목된다. 일단 31일 사설을 통해서는 송 전 주필의 외유는 ‘개인 일탈’이며 우 수석 의혹 보도는 취재에 의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까지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대립은 표면적으로는 임기 후반부 지지율이 하락세인 현 정부를 때리는 언론과, 권력재편기에 언론의 정권 비판을 막으려는 통치권력 간 갈등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 뒷배경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특히 현 정부의 임기 후반부에 불거진 사태라는 점에서 ‘미래권력’을 선점하려는 보수세력의 이해가 얽혀 있다는 설이다. 여권과 보수 진영 내에서 분화된 정치세력이 청와대와 보수유력언론으로 갈려 각각 ‘정보원’과 ‘취재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추측이다.

하지만 양 측 모두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는 모두 패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그들만의 파워게임”이라는 지적에도 눈감을 수 만은 없는 그들이다.

이형석ㆍ신대원 기자/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