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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포의 김정은 시대…‘무탈’한 2인방으로 보는 김정은 통치방식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북한의 권력실세로 불렸던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혁명화 처벌을 받은 것은 지난 5월 당대회를 통한 ‘김정은 시대’ 선포 이후에도 공포통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된 권력수단이란 점을 보여준다.

김영철은 지난해 12월 김양건 사망 이후 대남정책을 주도하는 등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던 인물이다. 그런 김영철마저 혹독한 혁명화 처벌을 받음으로써 김정은 시대 신변이상 없이 무탈하게 최고권력을 누리는 인물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등 2명뿐이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것을 비롯해 현영철도 제거했다. 장성택 사후 급부상한 최룡해 역시 혁명화 교육을 받았다.

[사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무릎을 꿇고 대화를 건네는 황병서의 모습]

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가혹한 처벌을 받은 이유는 뚜렷하지 않다. 대부분 ‘반당ㆍ반역’ ‘국가전복’ 같은 실체가 모호한 명목이다. 통일부가 밝힌 김영철의 처벌 이유가 ‘고압적 태도’라는 점에서 보듯 회의 도중 졸거나 김 위원장의 심기를 거스르는 사소한 잘못이 죽음을 부르기도 했다.

이는 곧 김 위원장이 언제든, 누구에게든 칼을 뽑아들 수 있다는 의미다. 김정은 체제 들어 지난해 말까지 처형된 간부는 1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이후 2000년 남북정상회담 전까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명 이상의 간부를 숙청했다”며 김정은 집권 이후 숙청은 ‘선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룡해가 복권 이후 기존보다 더 큰 권력을 쥔 것에서 보듯 충성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당근책 역시 쓰고 있다.

황병서와 김원홍의 건재는 김정은의 이러한 선택적 숙청이 이뤄지는 다른 면을 보여준다. 황병서는 최근 북한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에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보고를 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황병서의 몸낮추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전파를 탄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 기록영화에는 황병서가 무릎을 굽힌 채 입을 가리고 말을 거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 외부에서는 2인자로 불릴지 몰라도 안에서는 철저히 존재감을 감추는 것이다. 2인자를 용납하지 않고 유일영도체계 완성을 지속 추진하는 김정은 시대 생존 비법인 셈이다.

다만 김원홍은 약간 다르다. 보위부는 북한 최고 정보수사기구이자 비밀경찰기구다. 지난 4월 정부 당국자는 그가 보위부는 물론 우리의 경찰청에 해당하는 인민보안부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의 실세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내 북한 식당 종업원의 집단 탈북과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 등 잇따른 탈북에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김원홍이 이를 피하기는 어렵다. 김 위원장의 확고한 신임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김원홍의 건재는 정보라인을 쥐고 있는 사람으로서 위상과 역할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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