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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 논란, 동네 갈등으로...김천 "성산포대로" vs. 성산 "김천 근처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1일 사드 제3후보지를 반대하는 김천 주민들과 첫 공식 면담을 가졌으나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만 재확인했을 뿐 양측의 의견은 한 치도 조율되지 않은 채 마무리됐다. 사드를 놓고 동상이몽에 빠진 국방부와 김천이 이대로 평행선을 그릴 경우, 성주 주민들의 반발보다 더 큰 후폭풍이 몰아쳐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한 장관은 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내 장관 접견실에서 경북 김천의 사드 반대 주민대표단을 만났다. 이날 만남은 낮 12시 30분부터 13시 40분까지 1시간 10분여 진행됐다. 박보생 김천시장이 김천시민들의 뜻을 전하기 위해 국방부 장관에게 면담을 요청하면서 성사됐다.

주민대표단은 박보생 김천시장, 김병철 김천시의회 의장과 김세운 김천사드배치반대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8명이 참석했다.

양쪽 대화는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박보생 김천시장 등 김천 주민대표단이 지난 1일 상경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한 장관은 김천 주민대표단에게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군이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을 더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필수적 방어조치로서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며 “최근 해당 지방자치단체(성주군) 요청에 따라 한미 공동실무단이 성주지역 내 제3부지들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여러분들의 이해와 지지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세운 김천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성주 골프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성주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은 현재 거론되는 성주 금수면 염속산, 성주 수륜면 까치산 등 국방부가 검토 중인 3곳의 사드 제3후보지 중 가장 유력한 지역이다. 군 당국이 앞서 염속산, 까치산 등에 대해 도로, 전기 등 대규모 토목공사가 불가피하다고 밝히는 등 부정적 입장을 밝혀 사실상 선택의 폭은 넓지 않다.

김 위원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사드가 인체에 피해가 없다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1차로 선정된 성산포대로 가는 것”이라며 “골프장으로 결정되면 김천 시민이 총궐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한미 공동실무단의 평가 결과가 나오면 김천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는 계획이다. 실무단의 평가 결과가 발표되면 사드 배치지역은 사실상 확정된다. 3개 후보지 중 골프장 외엔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성난 김천 주민대표단을 그때까지 기다리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만약 골프장으로 확정될 경우, 김천 주민대표단은 결국 극한투쟁 외엔 달리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주군 인구는 4만5000여명인 반면, 김천 주민은 약 14만여명으로 성주의 3배를 훌쩍 넘는다. 김천 주민들 사이에서는 성주의 반대에 밀려 김천이 떠안을 수는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성주 주민들보다 김천 주민들의 사드 반대 의지가 약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성주 주민들은 성주 성산포대가 주민 밀집지에서 2~3㎞밖에 안돼 결사적으로 사드를 반대했지만, 골프장은 김천에서 5~7㎞ 이상 떨어져 상대적으로 반대 의견이 약하다”고 말했다. 웬만해서는 반대 의견이 약한 성주 골프장으로 추진하겠다는 속내다.

그러나 김천 측도 총궐기 의지까지 내비친 만큼,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동실무단의 평가 결과가 나오는 시점을 고비로 사드배치 논란은 또 한 번의 분수령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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