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대표 국회연설

이정현<사진> 새누리당 대표가 5일 국회 연설에서 국회 개혁ㆍ의원 특권 폐지 등을 위한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여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김대중 정부 때의 국정 비협조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등 야당 시절 새누리당의 과거사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특히 보수정부와 현 여당의 ‘호남 차별’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관련기사 4면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정치개혁’과 ‘호남 민심 끌어안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아울러 사드 배치 등 안보에 대해서는 야당의 초당적협력을 구했다. 서울시의 청년수당과 경제활성화법 반대 등 야당의 복지ㆍ기업 정책은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의 국회연설은 국회 개혁과 영ㆍ호남 화합에 대한 파격적인 제안과 자성을 통해 여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 회복과 함께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완수,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의 의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20대 국회 정기회의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 주자로 나섰다. 이 대표는 연설 모두에서 “많은 국민들은 국회야말로 나라를 해롭게 하는 ‘국해(國害)의원’이라고 힐난한다”며 “국회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라는 것이 댓글 상의 일반 국민 생각”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의원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은 황제특권”이라며 이를 포함해 국회법과 관습, 의원 행태 등을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 “당장 9월 중으로 가칭 국회 70년 총정리 국민위원회 구성과 활동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자”고 국회의장과 야당에 제안했다. 이 대표는 “국민위원들이 1년간 국회의 모든 과정과 국회 일정을 함께 하는 것”이라며 이를 “정치 대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국회 개혁으로 시작해 야당과 호남을 향한 ‘화합의 메시지’로 연설을 끝냈다.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 집권 시절 국정에 더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못한 점”과 “국민이 뽑은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던 것 역시 사과드린다”고 했다. “지금의 새누리당 정부와 이전의 보수 정부가 본의든 아니든 호남을 차별하고 호남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새누리당 당대표로서 이 점에 대해 참회하고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호남 출신임을 강조하며 “호남도 주류 정치의 일원이 돼야 한다” “호남과 새누리당이 얼마든지 연대정치 연합 정치를 펼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