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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혹평’으로 포문 연 3당 대표 연설, 다음 주자는 추미애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교섭단체 대표연설 첫 주자로 나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두고 야권에선 혹평이 쏟아졌다. 3당 대표의 연설이 연달아 예정된 가운데, 호평 대신 혹평으로 포문을 연 셈이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과정 등에서 불거진 감정 골이 채 마무리되기 전에 맞이하는 만큼 여야의 날선 신경전도 불가피할 분위기다.

이 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친 후 야권에선 일제히 혹평을 쏟아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화끈하게 도와달라’고 말했는데, 여당 대표로서 국정실패에 대해 먼저 화끈하게 반성하고 화끈하게 변화를 약속하는 게 선차적”이라고 일침을 놨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현안을 외면한 채 대통령 생각 전파하기에 몰두한 ‘아바타 연설’엔 박수도 아깝다”고 혹평하고선 “할 말은 했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그립다”고까지 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연설과 비교하면서 이 대표의 연설을 평가절하한 기 원내대변인이다. 지난해 4월 유 전 원내대표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 등의 내용을 담은 대표연설을 선보였고, 지금까지 여야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은 명연설로 꼽힌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도 ‘청와대가 대신 써준 새누리당 대표 연설’이란 제목의 논평으로 “호남에 대한 일방적 구애 역시 현실성 없는 언어유희에 불과한 것 같아 민망할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세월호특조위가 새누리당과 정부로 겪은 수난을 생각하면 ‘양두구육’”이라며 “국민 안전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진심이라면 당장 세월호 특별법 개정부터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국회가 국민의 대변자로 나서자고 했지만, 지난주 새누리당이 일으킨 국회 파행사태를 생각하면 설득력이 별로 없다. 국회가 거듭나려면 새누리당부터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권의 혹평에 새누리당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현아 새누리당 대변인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탓하는 근시안적 반응”이라고 야권의 혹평을 역공했다. 또 “연설 중 야당이 보인 격 낮은 자세는 동료의원으로서 부끄러움을 금치 못할 지경”이라며 “이날 이 대표는 국회의원의 민낯을 거침없이 공개했다. 이에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건 자신의 민낯이라는 걸 스스로 시인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감정적인 대치 양상으로 이어지면서 과열 양상을 경계하는 발언도 나왔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이 대표 연설 이후 “박수는 마지막에 몰아서 한번만 치고 중간엔 경청해달라”는 직접 당부했다. 그는 “박수를 중간에 치면 교섭단체별로 경쟁적으로 박수를 치면서 대표연설의 품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이 대표 연설에선 새누리당 의원이 연설 중간중간에 찬사와 박수를 보냈고,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박수 대신 “제발 그렇게 합시다”고 외치는 등 풍자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연설 후에도 새누리당 의원들만 박수를 쳤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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