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나부터~” 어법이 눈에 띄었다. 여당 대표로서가 아니라 일개 국회의원 자격으로서 “나”를 첫머리에 내세운 점이다.
이 대표는 국회개혁을 의제로 국회의원들의 고압적인 대정부 태도를 지적하는 대목에서 내내 ‘나부터 그랬다’는 점을 강조했다. “저를 포함한 상당수 의원들은” 공무원들을 하인 다루듯 했다고 했고, “저도 그런 적이 있지만” 국회의원들이 임의로 무더기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저 역시 그랬지만 일부 의원들이” 어때에 힘주고 부정 청탁과 대접받기를 마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제가 처음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선배의원들 따라 하다 보니 걸음걸이가 달라지고 말의 속도와 말투조차 달라졌다”고도 했다. “저도 그런 적이 있지만 일부 정치인들은 민생현장 방문을 사진 찍기용 행보로 이용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고도 했다.
쉽고 간명하며 감정적이고 직설적인 표현도 적지 않았다. “국민들은 몹시 싫어한다” “세비부터 먼저 토해내게 해야 한다” “욕 먹을 각오” “우리 스스로 도망갈 곳 없게” 등의 표현은 어려운 말과 우회적인 언사를 꺼리는 이 대표의 화법을 잘 드러냈다는 평이다.
야당의 주장이나 정책을 반박하거나 비판할 때에는 더욱 신랄한 단어를 썼다. 서울시의 청년수당을 겨냥해서는 “생산적 복지가 아닌 퍼주기식 복지는 나라를 구렁텅이로 몰고 간다”고 했다. “이는 어르신을 상대로 아프지도 않고 늙지도 않는다며 만병통치약이라고 속여 파는 것과 같은 부도덕한 정치행위”라고도 비난했다. 국민들에게는 “표를 얻기 위해 미래세대의 돈을 훔쳐 무상복지를 실시하겠다는 일부 정치인의 경솔함에 회초리를 들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국민에게나 야당에게나 ‘감성 호소법’도 사용했다. 야당에는 “국가 안보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이 두 사안에 대해서만은 ‘눈 질끈 감고’ 조건 없이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협치하자”고 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화끈하게 한 번 도와달라”고도 했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는 후보지의 주민들을 향해 “고약한 형제를 이웃에 둔 죄” “이 나라에서 태어난 우리가 겪어야 할 우리의 서글픈 숙명”이라며 “대한민국 안보를 위해 이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을대승적 결단으로 오직 애국심 하나로 받아 주실 것을 눈물로 호소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연설을 마지막을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구호 삼창으로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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